靑 “예술적 관람 차원서 이뤄져”

체제선전 공연 ‘빛나는 조국’
南측 배려 제목·내용 바뀔 듯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관람할 예정인 북한의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이 문 대통령을 환영하는 취지에서 내용과 제목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 일정 가운데 유엔 대북 제재 대상인 ‘만수대창작사’ 참관도 포함돼 적절성 논란도 일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남북정상회담 2일 차 일정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 내외는 만수대창작사를 참관한다”고 전하고 “이후 능라도에 있는 5·1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공연이 있다. (북측이) 우리 측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 내용을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을 환영하는 내용이 첨가되고, 공연 제목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는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인 올해 9·9절을 기념해 만들어진 체제 선전 공연을 문 대통령이 관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설명으로 풀이된다.

‘빛나는 조국’은 ‘아리랑’ 이후 약 5년 동안 명맥이 끊긴 집단체조 공연이 부활한 것으로, 학생 1만7490명이 수개월 동안 맹연습해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레이 아브라함 호주 매쿼리대 연구원은 ‘빛나는 조국’ 첫 공연을 관람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16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 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빛나는 조국’은 인류 역사상 가장 스펙터클한 예술 공연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9·9절 당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빛나는 조국’ 공연을 관람했다. 문 대통령이 관람하는 ‘빛나는 조국’ 공연은 1시간가량 진행되며 15만 명의 관객이 함께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집단체조는 수개월간 뙤약볕에서 아동·청소년이 극한의 연습량을 견뎌야 한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로부터 북한 정권의 대표적인 인권 유린 사례로 비난받고 있기도 하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6일 ‘조선의 단결력과 국력을 힘 있게 과시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이라는 제목의 선전글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은 위대한 수령, 위대한 당의 두리에 일심단결하여 세기적인 변혁을 이룩하며 백승의 한길로 승승장구하여온 주체조선의 영광찬란한 력사를 대서사시적 화폭으로 감명 깊게 보여주고 있다”며 “온 무대가 통채로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화폭은 집단체조와 예술공연결합의 극치이며 수령, 당, 대중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한 몸을 이룬 주체 조선의 위대한 일심단결, 혼연일체의 진모습”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윤 수석은 만수대창작사가 유엔 제재 대상이라는 언론의 지적에 대해 “그 부분은 예술품 관람 차원에서 이뤄진다고만 설명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