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초대소(영빈관)에서 ‘9월 평양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개최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메인프레스센터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중계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 金위원장 연내 답방 약속

판문점 방문 파격 행보였지만
南 중심부 첫 방문 더 큰 의미

김정일땐 서울답방 약속 불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밝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최고지도자가 판문점 이외의 한국 땅을 밟게 될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회견에서 “나는 김 위원장에게 서울 방문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확인하고,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시점에 대해서는 “‘가까운 시일 안에’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최초의 북측 최고지도자의 방문이 될 것이며, 남북관계의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현실화하면 분단 이후 북측 최고지도자가 사실상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는다는 상징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특수지역인 판문점 남측 지역을 방문했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 시대부터 현재까지 통틀어 북한 최고지도자가 서울 등 한국의 다른 지역을 방문한 전례는 없다. 지난 2000년 진행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대한 화답의 의미로 한국 방문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우리 대통령의 첫 평양 방문 이후 18년이 지나도록 답방은 이뤄지지 못했다.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3대 세습 독재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에서 지도자의 신변안전은 정권의 존립을 좌우하는 문제인 만큼 한국 방문은 쉽지 않은 문제였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면 이는 그 자체로 파격일 수 있다. 남북 정상 간 상호 왕래의 시작은 남북 적대 관계 해소의 실질적인 길이 열리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