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선언문 서명 교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초대소에서 2차 회담을 통해 합의한 ‘9월 평양 공동선언’에 서명한 뒤 선언문을 펼쳐 든 상태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메인프레스센터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중계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 南北정상 ‘9월 평양공동선언’ 발표

동창리 시험장 유관국 전문가 참관 영구폐기
美가 상응조치땐 영변 핵시설 등도 영구폐기
동·서해선 철도·도로연결 위해 年內 착공식
조건 마련되면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정상화
금강산에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조속히 개소
군사분계선 일대 비행금지구역 확대 등 합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북한 평양에서 이틀째 정상회담을 하고 동창리 엔진시험장·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쇄 등 북한 비핵화 이행방안과 개성공단·금강산 사업 정상화 등 남북 교류협력 방안 등을 담은 ‘9월 평양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김 위원장은 두 정상 간 합의에 따라 올해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

이날 남북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군사 충돌 방지를 위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도 평양 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백화원 초대소(영빈관)에서 배석자 없이 70분 동안 단독 회담을 하고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9월 평양 공동선언’에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선언문 서명 후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도 합의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수십 년 세월 지속돼 온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내기 위한 군사합의를 채택하였으며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하였다”고 했다.

9월 평양 공동선언 합의서에는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 △상호호혜와 공리 공영에 따른 경제 교류와 협력 증대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 추진 △핵무기와 핵 위협을 없애기 위한 실질적 진전 등 크게 5가지 조항이 담겼다.

특히 남북 정상 합의로는 처음으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포함됐다. 북한은 이번 합의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우선 폐기하기로 했고, 미국이 6·12 미·북 공동성명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

두 정상은 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김 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여기서 ‘가까운 시일 안에’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남북은 올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하는 것은 물론, 조건이 마련되는 데에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하기로 하는 등 남북경협에 대해서도 구체적 방안에 합의했다. 금강산 지역 이산가족 상설면회소의 빠른 시일 내 개소,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 우선 해결 등의 내용도 합의서에 담았다.

이날 두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로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서명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는 서해상 평화수역·시범적 공동어로구역 설정,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각각 11개 시범철수, 군사분계선(MDL) 일대 비행금지구역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남북은 또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해 군사 분야 합의서의 이행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평양공동취재단·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