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출렁… 장중 2300선 붕괴

미국이 중국산 수입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해 10% 관세 부과 조치를 발표하면서 국내 산업계와 금융계도 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미·중 간 무역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 중국에 중간재를 주로 수출하는 한국이 당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더라도 갈등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시장 위축이 더 큰 복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미국의 이번 조치를 두고 전문가들은 대체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당초 예고한 25%가 아닌 10% 정도의 관세는 현재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한 중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어느 정도 억누르는 정도여서다. 관세 품목 측면에서도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향후 관세 부과 품목이 구체화되면 별도의 영향 분석을 통해 업계와 공동으로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무역전쟁이 심화될수록 한국 수출에 부정적인 것만은 분명하다. 미·중 간의 갈등 속에 한국에 틈새시장이 생길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실제 이득은 크지 않아 보인다. 양국의 무역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교역의 위축이 불러올 파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연간 5000억 달러가 넘는 양국 교역이 보호무역주의로 줄어든다면 글로벌 경제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이번 관세 부과 조치가 우리에게 당장 영향을 주진 않지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서 한국도 예외가 아니란 점은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출렁이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9시 3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2303.01에서 5.27포인트(0.23%) 떨어진 2297.74를 기록하면서 2300선 미만으로 다시 내려앉았다. 코스닥 지수는 0.43포인트(0.05%) 소폭 떨어진 828.45를 기록하면서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미국 증시가 출렁인 만큼 여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에서는 같은 시각 외국인 투자자가 284억 원어치 순매도를 나타내 최근 2거래일간 이어온 순매수를 끝내기도 했다.

박정민·최재규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