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달러 美제품 관세 예고
중간재 수출제한 조치도 검토

실물경제·금융시장에 충격파
“강경론 고수 어려울것” 전망도

중국은 미국의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로 맞대응할 방침이다. 특히 미국이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대중 경제·무역 전면전을 선포함에 따라 중국의 대응 조치도 관세율 인상, 대미 중간재·부품 수출 제한 등 단계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수입품 관세 확전에 대해 오전 현재 특별한 보도나 논평 등은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의 입장을 파악하기 위한 신중한 대응일 수도 있지만, 이달 말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터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도발’에 중국 지도부가 당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해 새로운 관세와 조치를 가하면 중국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반격을 취해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과 같은 오는 24일부터 보복 관세 부과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앞서 지난 8월 초 추가 고율 관세를 부과할 600억 달러에 이르는 5207개 미국산 수입제품 대상을 결정해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재정부는 미국산 LNG, 자동차 타이어, 농구공 등 2493개 품목에 25%, 냉동딸기·초콜릿·골프공·연필 등 1078개 품목에 20%, 냉동옥수수 등 974개 품목에 10%, 아동 그림책 등 662개 품목에 5%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당시 “과세 시행 조치는 미국의 행동을 지켜보고 할 것이며, 미국의 고율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즉각 시행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보복 관세를 예고하면서 중국의 대응 조치도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한 해 미국산 수입 규모가 1100억 달러에 불과해 이번에 600억 달러 관세를 부과하면 기존 500억 달러 부과와 함께 한도를 소진하게 된다. 따라서 보복 관세 세율 상향 조치나 미국의 애플 등 정보기술(IT)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중간재와 핵심 부품의 미국 수출 제한 조치도 유력한 검토 대상이다. 중국 내에서 미국의 무역 전면전에 맞서 장기 항전 체제로 가야 한다는 강경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도 중국 정부의 대응 조치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고위 전직 관료는 지난달 관영 매체에 “우리가 장기적인 준비를 한다면 미국은 오래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역전쟁 격화에 따라 중국의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수 있고,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향후 더 큰 충격파가 예상되고 있어 중국 지도부가 마냥 강경론으로 치닫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