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울진군민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하라” 지난달 28일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앞에서 일부 울진군민이 정부와 한수원의 신한울원자력발전소 3·4호기 건설 중단 방침에 반발해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사전제작비 3230억원 달해
한수원-두산重 다툼 장기화

경북 울진군의 원자력발전소 신한울 3·4호기의 건설 백지화 여부가 현 정부 임기 내에 결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정부 내에서 나왔다.

‘탈(脫)원전’ 정책에 따른 건설 중단을 놓고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전 주기기(원자로, 증기 터빈 등) 제작업체 두산중공업 간에 손해배상 소송이 임박함에 따라 건설의 표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신한울 3·4호기 매몰비용(기기제작비+지역사업비+소송비용+사회갈등비용)은 1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문화일보 6월 26일자 1·2면 참조)

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한수원과 두산중공업 간의 신한울 3·4호기 건설 백지화에 따른 투입비용 보전방안 협의가 난항을 겪으며 조만간 두산중공업이 한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두산중공업이 상장 회사여서 막대한 손실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경영진이 배임 혐의에 걸릴 수도 있다”면서 “소송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 백지화에 대한 결정을 정부가 내리긴 어렵다. 현 정부 임기 내에 힘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신한울 3·4호기는 2017년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발전사업허가를 받았다. 이후 두산중공업이 주기기 제작에 착수했는데, 사전제작 비용만도 3230억 원(한수원 추정치)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10월 탈원전 선언 후 6기의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지난 6월 이사회를 열어 신규 원전 4기(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에 대해 백지화 결정을 내렸으나 신한울 3·4호기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결정을 유보했다. 지역 주민들은 계속 건설할 것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