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화정밀기계 직원들이 지난달 2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화테크윈 판교 R&D센터에서 협동로봇을 작동시키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 ⑩ 한화정밀기계 협동로봇 ‘HCR-5’

동작 기억했다가 그대로 반복
제어기에서 미세조종도 가능
나사조이기 등 활용 무궁무진
인공기술 접목할 방안 연구중

한화그룹은 ‘디지털 혁신 시대에 부응하는 스피드·스마트·세이프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목표 아래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 개발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은 더 강력한 변혁을 촉구하고 있다”며 “전사적 혁신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 달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로봇 분야에서는 한화정밀기계가 협동로봇(인간과 협업하는 로봇) 및 제어시스템을 집중 개발해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화테크윈 판교 연구·개발(R&D)센터’에서는 한화정밀기계 직원들이 협동로봇 작동 시연을 하고 있었다. 쉽게 설명하면 ‘로봇 팔’이라고 할 수 있는 협동로봇은 예전에도 있던 것이지만, 한화의 협동로봇 HCR-5는 숙련된 엔지니어가 아니더라도 쉽게 작동할 수 있게 발전한 게 특징이다. 태블릿PC처럼 생긴 제어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명령을 내리면 6개의 관절을 갖춘 HCR-5가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로봇 팔의 끝부분에 어떤 장치를 부착하느냐에 따라 물건을 집는 것부터 나사 조이기나 용접에, 카메라를 달면 부품 검사기기까지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제어기 하나로 로봇 2개를 움직일 수도 있다.

특히 복잡한 좌표를 일일이 입력해 움직임을 지정해줘야 했던 예전 로봇들과 달리, HCR-5는 사람이 로봇 팔을 잡고 작업해야 할 경로대로 한 번 움직여주면 그 경로를 기억했다가 그대로 반복했다. 관절을 따로따로 움직이는 세밀한 동작이 필요할 때는 제어기 화면에서 화살표를 터치해 손쉽게 미세 조종을 할 수 있었다. 동작을 몇 차례 반복할 것인지, 중간에 얼마 동안 멈췄다가 다시 움직일 것인지도 모두 기억시켜 둘 수 있다.

사람 바로 옆에서 같이 일하는 로봇이기 때문에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HCR-5는 사람과 부딪치면 즉시 자동으로 동작을 멈출 뿐만 아니라 로봇이 살짝 뒤로 물러나 사람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한화정밀기계는 모델 HCR-5를 상용화해 판매 중이고, 915㎜인 HCR-5 모델과 1300㎜의 넓은 작업 반경을 갖춘 HCR-12 모델도 개발 막바지 단계에 들어가 있다.

한화정밀기계는 특히 협동로봇에 AI 기술을 접목할 방안을 연구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협동로봇을 비롯한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딥러닝, 머신러닝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고, 우리도 관련 기술 적용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한화시스템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은 올해 초부터 AI·블록체인·빅데이터 중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세계 AI 선도기업 엘리먼트AI와 함께 한화손해보험 장기보험 클레임(Claim) 프로세스 고도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화시스템은 엘리먼트AI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텍스트 분석, 지식 베이스 등 딥러닝 핵심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장기보험 청구 내역을 분석해 보험금 지급 시간을 단축한다. 장기적으로는 금융뿐 아니라 제조·서비스까지 AI 기술 적용 분야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한화시스템은 블록체인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이더리움(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스마트 계약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플랫폼)과 상호 호환 가능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만들 예정이다. 해당 플랫폼을 바탕으로 여러 운영 서비스를 적용해 다양한 레퍼런스를 확보할 계획이다.

성남=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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