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민경제자문회의 의장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7일 청와대에서 김광두 부의장 등 위원들과 첫 회의를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부의장은 30일 오후 문 대통령과 단독 면담해 경기 악화에 대한 시중의 우려와 경제 정책적 전환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 김광두, 文과 면담서 苦言

국민자문회의 책임자로서
경제지표 악화 심각 인식

金부의장, 5월 면담 요청
상황진단·시중 우려 전달

‘삼고초려’ 캠프 영입됐지만
최근엔 정부와 경기논쟁도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30일 단독 면담을 요청해 경제 지표 악화 상황 및 원인을 설명하고 경제 정책의 전환을 건의한 것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 정책 기조를 고수할 경우 경제와 민생이 더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에 대한 경제자문기관이자 헌법기관인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실질적 책임자일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인 ‘J노믹스’를 창안한 당사자로서 당면한 경제 위기를 가만히 앉아서 보고 있을 수 없다는 의무감이 작용한 것으로 읽힌다.

김 부의장은 19대 대선 직전인 지난해 초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삼고초려로 대선캠프에 합류한 보수 경제학자다. 때마침 이날 문 대통령 집권 후 첫 개각이 단행된 직후 이뤄진 두 사람의 면담을 계기로 문 대통령이 경제 정책의 전환을 시도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 부의장은 문 대통령과의 만남이 어렵게 이뤄진 만큼 거시경제학자로서의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과 시중의 우려를 구체적으로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가 평소 ‘J노믹스’의 핵심이 일자리 창출에 있다는 점과 함께 한국 경제의 취약성이 산업경쟁 구조의 약화에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만남에서 문 대통령에게 이런 맥락을 조목조목 설명했을 가능성이 크다.

여권 관계자는 “김 부의장이 대통령에게 정부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민간의 목소리를 들려주자는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원래 취지를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 부의장이 대통령과 김 부의장을 포함해 비서실장, 정책실장, 부총리,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참여하는 ‘경제정책회의’ 즉시 개최를 요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김 부의장은 이와는 별개로 경제 정책적 전환을 위한 대안으로 주요 기업들이 6개월~1년 단위로 직무교육을 만들고 정부가 보조함으로써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젊은층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 주자고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의장이 문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을 신청한 시기는 지난 5월 초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그동안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다가 석 달 반이 지난 30일 면담에 응했다. 김 부의장은 지난 5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제 침체 국면 초입 단계에 있다”고 밝히면서 경기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등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의 속도와 방향성에 대한 비판적 소신을 지켜 왔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