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21년까지 105개 학교 운영
2025년부터 전과목 확대할 듯

내년 고1, 3년간 3개과목 이수
과목 성취도를 대입전형자료로

내년까지 자사고 등 후기 선발
2020년까지 일반고 전환 유도

교육 당국이 2025학년 고교학점제 도입, 성취평가제 시행, 고입제도 등 고교체제 개편을 핵심 뼈대로 한 고교교육혁신방향을 사실상 중장기 과제로 가닥을 잡았다. 급격한 제도변화보다는 점진적 도입, 안착에 방점을 둔 것으로 장기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전제를 붙였다. 이는 공론화 과정에서 제기된 의제2(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 시나리오가 다수안인 의제1(수능 전형 화대)에 밀린 데다, 서로 충돌한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특목고, 자사고 폐지 등의 정책에는 일반고 전환 일정이 제시됨에 따라 점차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2015 교육과정 총론 일부 개정 이후 약 10년간에 걸쳐 고교학점제가 완성되도록 하겠다”며 “안정적인 제도 도입 및 안착을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다양화 등 중점 적용이 가능한 요소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맞춰 전반적인 고교교육의 쇄신 방향은 입시 중심의 한계를 타파하는 데 중점을 뒀다. 국·영·수 위주의 암기식·강의식 수업, 과도한 성적경쟁, 수능 과목 위주의 교육과정 편성, 줄세우기식 내신평가, 시험 점수 잘 따는 기술 전수 장소 등의 병폐가 깊게 자리한 현행 고교 교육과정을 그대로 둬서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 기능 강화와 인재 양성도 요원하다는 판단에서다. 교육부는 우선 고교 학사제도 전반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고교학점제는 3단계에 걸쳐 추진하기로 했다. 대학처럼 고등학생들이 교과를 선택하고 강의실을 다니며 수업을 듣는 방식인 ‘과목선택제’를 토대로 학점과 졸업을 연계하는 것으로, 대선 핵심 교육 공약 중 하나다.

점진적·단계적 전략에 따라 2021년까지는 105개 학교를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를 운영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현장 안착하는 기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학생 진로에 따른 과목 선택 보장 차원에서 내년에 고 1학생들에게는 3년 동안 3개 과목 이상을 이수해야 하는 고전 읽기, 경제수학, 여행 지리 등 진로선택과목의 성취도를 대입전형자료로 제공한다. 심민철 교육부 대학학술정책관은 “대학은 성취도를 중심으로 대입전형에서 평가하되 원점수, 평균, 수강자 수, 성취수준별 학생 비율을 추가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2단계에서는 학점제 수업량, 졸업학점, 기준 등을 설정하고 학생 선택권 확대를 위한 과목 개설 활성화, 학교 밖 이수과목 인정기준을 마련한다. 3단계인 2025년부터는 고 1학생부터 전 과목 확대 등 고교학점제를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고교체제 역시 3단계 쇄신 방안이 적용된다. 내년까지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선발 시기를 후기로 바꿔 일반고와 고입을 동시에 하는 등 고입제도를 바꾸고 2020년까지는 일반고로의 단계적 전환을 유도하게 된다. 2020년 이후에는 고입 동시 실시 등을 담은 종합 개편 방안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