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5일 경남 통영시 산양읍 연명마을 앞바다에 있는 뉴대성수산의 가두리양식장에서 외국인 직원이 고수온으로 폐사한 물고기를 건져 내 담고 있다.

- 양식장도 집단폐사 ‘울상’

“아침에만 1000여마리 건져
추석대목 출하는 꿈도 못꿔”

“적조는 황토라도 뿌리는데 고수온은 방법이 없어요. 고기가 떼로 죽어 떠오르니 어장에 나가기가 겁이 납니다.”

지난 15일 경남 통영시 산양읍 연명마을에서 배를 타고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뉴대성수산 가두리양식장은 고수온과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가두리 양식장 위로 차광막을 쳐 그늘을 만들었고, 참돔 등 고급어종이 들어있는 가두리에는 액체산소를 공급하고 있었다. 하지만 연방 죽은 물고기가 수면 위로 떠올라 스리랑카 직원은 건져내기에 바빴다. 옆에 세워둔 100ℓ들이 통에는 건져낸 우럭·방어 등의 사체가 가득했다.

뉴대성수산은 이날 아침에만 죽은 우럭과 볼락 등 1000여 마리를 건져냈다. 가두리 해상관리사 냉동창고에도 지난 4일간 건져 올린 양식어류 폐사체 7000여 마리가 악취를 풍겼다. 어장을 관리하는 김성대(45) 씨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주일 넘게 먹이 공급을 중단했는데 고수온이 지속돼 물고기들이 견디지 못하고 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11일부터 한 달 넘게 폭염이 지속하면서 통영 앞바다 수온은 평년보다 1~3도 높은 27도를 유지해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인근 한산도 양식장은 더 심각하다. 돌돔양식을 하는 정민식(47) 씨 양식장에서는 고수온에 적조까지 덮쳐 지난해와 올해 입식한 돌돔 30만 마리 중 10만 마리 이상이 죽었고 폐사도 계속 진행 중이다. 정 씨는 “죽은 돌돔이 계속 떠올라 어장에 가기가 겁이 난다”고 말했다. 한편 16일 현재 경남도에 접수된 수산피해는 98어가에서 136만 마리(16억8000만 원)에 이른다.

통영=글·사진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