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식중독이 증가하는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으로 인해 음식이 쉽게 상할 수 있어 위생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사진은 농협유통 품질모니터링단이 최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폭염 속 판매되는 식품에 대한 위생 관리를 점검하는 모습. 뉴시스

(63) 식약처, 폭염기간 ‘식품 위생’ 총력

기상청 등 데이터 취합·분석
발생위험도 매일 수치로 표시
단계별 행동요령·예방법 안내

최근 5년 환자 수 8월이 최다
발생시설은 학교- 음식점 順

“손씻고, 익혀먹고, 끓여먹기”
예방요령 홍보하고 관리 강화
개학 전 급식업체 집중점검도

전국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식중독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식중독 환자는 보통 기온이 상승하는 3월부터 늘기 시작해 8월에 가장 많아진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식중독 예측지도’를 보면 전국 대부분 지역이 식중독 위험 단계를 나타내고 있다.

식중독 발생 위험이 어느 때보다 큰 상태다.

식중독 예측지도는 식중독 예방을 위해 식약처가 기상청, 국립환경과학원 및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보유한 공공 빅데이터를 분석한 뒤 위험정보를 지도 형태로 시각화해 제공(식약처 홈페이지 www.mfds.go.kr)하는 시스템이다.

관심, 주의, 경고, 위험 4단계로 구분해 당일 기준 2일 후까지 발생 위험정보 및 단계별 행동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식중독은 다양하고 종류가 많다.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은 30종에 달한다. 곰팡이 등에 의한 자연 식중독도 있고, 인공적 유해물질에 의한 화학적 식중독도 있다. 그만큼 감염 가능성도 크다.

식약처 관계자는 8일 “기온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라는 식중독 예방 3대 요령을 항상 준수해야 한다”며 “냉장고 소독, 음식물의 조리·보관 등 위생적 취급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폭염에 취약한 계층이 이용하는 노인요양시설, 어린이집 등 사회복지시설에 대해서는 식중독 예방 현장 점검을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또 학교 식중독이 많이 발생하는 8월 폭염기간 및 개학기에 대비해 권역별 학교급식 식중독 대응협의체를 열고 학교 및 식재료 공급업체의 위생관리 상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식중독균 증가하는 여름=식품위생법 제2조 제14항에 따르면 식중독은 식품의 섭취로 인해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유독 물질에 의해 발생했거나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을 말한다.

최근 5년간(2013∼2017년) 월별 평균 식중독 발생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8월이 전체 대비 24%(1501명)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발생 시설은 학교 60%(894명), 음식점 18%(277명)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35%, 527명), 서울(30%, 444명) 순으로 많이 나타났다. 식중독 발생 주요 원인균은 병원성대장균이 전체 대비 58%(876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살모넬라 18%(262명), 장염비브리오 4%(59명)였다.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의 대표적인 원인 식품류는 채소류 및 가공식품(38%, 333명), 육류 및 가공식품(25%, 218명)으로 확인됐다.

폭염이 지속되는 8월에 식중독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기온 상승으로 식재료에 세균 증식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또 집단급식소 등에서 상추·오이·부추 등 생채소를 샐러드로 제공하면서 세척이나 소독을 충분히 하지 않았거나 세척 후 상온에 방치하면서 오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폭염이 지속되는 기간에 무엇보다도 식재료 및 식품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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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별로 예방법도 달라=식중독은 크게 미생물 식중독, 자연독 식중독, 화학적 식중독으로 구분된다. 이 중 미생물 식중독은 세균성, 바이러스성, 원충성 등 3가지로 분류된다. 세균성은 감염형과 독소형으로 구분된다.

가장 흔한 게 감염형이다. 감염형 식중독은 살모넬라, 장염비브리오, 콜레라,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 병원성대장균(EPEC, EHEC, EIEC, ETEC, EAEC), 바실러스 세레우스, 시겔라, 여시니아 엔테로콜리티카, 캠필로박터 제주니, 캠필로박터 콜리 등이 원인균이다.

전체 58%를 차지하는 병원성 대장균은 자연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오염된 물이나 채소류, 육류 등에 의해 전파된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 분쇄하거나 다진 육류는 내부까지 완전히 익혀(75도 1분 이상) 섭취해야 한다. 채소류는 먼저 흐르는 물에 씻고 살균제나 식초를 탄 물에 5분 이상 담근 뒤 깨끗한 물로 3회 이상 충분히 헹궈서 섭취하는 게 좋다.

다음으로 발생 빈도가 높은 살모넬라는 동물이나 사람의 배설물에서 발견되는 세균이다. 오염된 물, 계란, 가금류, 육류 등을 통해 감염된다. 살모넬라 역시 열에 약하기 때문에 충분히 가열해 섭취하고 계란을 만진 손은 깨끗이 씻어야 한다.

장염비브리오는 해수에 존재하는 균으로 오염된 어패류, 생선회 등에 의해 감염된다. 이 또한 열에 약하기 때문에 가열 섭취가 중요하다. 어패류를 수돗물로 잘 씻고 교차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정부 예방관리 활동=식약처는 올해 8월 중순 이후까지도 고온이 이어진다고 보고 식중독 예방관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범정부 식중독 협의기구에 참여하는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등에 ‘폭염기간 식중독 예방관리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배포했다. 음식점이나 집단급식소가 폭염기간 식재료 보관관리, 조리 식품 적정온도 관리, 조리실 내부 온도관리 등 현장에서 매일 점검해야 하는 사항을 담았다.

또 채소류 등 식재료 및 조리 식품의 위생적 보관요령에 관한 식중독 예방 홍보 동영상도 수시로 송출하고, 학교급식소 등에 폭염기간 식중독 발생지수 및 예방법을 포함한 식중독 주의 문자를 매일 발송하고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