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경 당국이 대기오염 수치를 조작한 도시의 공무원들에게 징역형 등 ‘철퇴’를 가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 첫해인 올해의 역점 시책 중 하나인 생태환경 보호 차원에서 당국이 강력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북부 산시(山西)성 린펀(臨汾)시 공무원들이 대기오염 수치를 조작한 사실이 발각되면서 린펀시 시장이 생태환경부와 산시 정부로부터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생태환경부가 최악의 대기 질로 악명 높은 린펀시에 대해 올해 3월 특별검사에 나서면서 이 같은 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신문은 “산시 정부 당국이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관련 공무원들이 고의로 환경 관측 시스템의 작동을 방해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재판을 통해 데이터 조작을 지시한 간부는 징역 2년, 하위 직원들은 징역 1년 이하 등 모두 16명이 사법 처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시 6곳에 설치된 대기오염 관측소의 측정을 100회 정도 방해해 모두 53회에 걸쳐 심각한 데이터 조작을 했다고 관계 당국은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 조작에도 불구하고 린펀시는 올해 상반기 169개 도시에 대한 공기 질 측정 평가에서 꼴등을 면하지 못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린펀시가 이처럼 대기오염 수치까지 조작한 것은 중국 당국이 최근 몇 년 동안 환경오염 개선을 지방 관료 실적 평가의 주요 지표로 제시하면서 최악의 오염 도시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3월 생태환경부는 윈난(雲南)·장시(江西)·후난(湖南)·장쑤(江蘇)·후베이(湖北)성,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 등 6개 성 7개 시에서 대기오염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 지역에선 관측 자료를 조작하는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