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시스템 공천”내세우며
차기 총선 노리는 인사들 구애

송영길·김진표·이해찬(기호순) 후보 등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3인이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과 관련해 앞다퉈 ‘시스템 공천’과 ‘전략공천 최소화’ 방침을 밝히고 있다. 당 대표에 당선될 경우 오는 2020년 8월까지 임기를 수행, 그해 4월 15일로 예정된 21대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되는 이들이 경쟁적으로 기득권 포기를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공천권을 당원에게’라는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전체 선거인단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대의원(45%) 및 권리당원(40%)의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이들의 공언이 실천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7일 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는 역대 어느 전당대회 때보다도 공천 룰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13 지방선거 때처럼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차기 총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각 후보들로서는 차기 총선을 노리는 잠재적 주자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공천 룰에 많은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김진표·송영길 후보는 총선 1년 전인 2019년 4월까지 공천 룰을 확정해, 당 지도부가 전횡을 휘두를 여지를 차단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김 후보는 “내년 4월까지 상세하고 불가역적인 공천 룰을 정해 공정성, 투명성,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공천 시행 세칙이 선거 직전에 자꾸 바뀌면서 결국 전략 공천으로 가는 문제가 자주 발생해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개혁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후보도 “민주당이 모든 공직자 인선과정이나 공천 과정에서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웠다고 자부할 수 있느냐”며 공천 룰 혁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기득권 포기 선언과 함께 ‘시스템 공천’을 공약했다.

그러나 한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 룰을 1년 전에 확정하고 전략공천을 최소화하는 것은 차기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 지도부의 기득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그들의 약속이 실제 공천 룰 개혁으로 연결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