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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섭 조달청장 취임 1주년

올 3월 수출지원 TF 구성
6780兆원 시장 함께 개척

효율적 자산관리 위해 노력
파트너 기업과 소통에 앞장

“해외 조달시장 진출을 통해 우수 중소·벤처기업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습니다!”

최근 취임 1주년(24일)을 맞은 박춘섭(사진) 조달청장은 30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첫째도 일자리, 둘째도 일자리, 셋째도 일자리를 늘리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달청은 공공 기관이 필요로 하는 물품(용역)과 공공 시설물을 국내·외에서 가져와 제공하고, 정부 물품 및 국유 재산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운용 규모가 100조 원이 넘는다. 그러나 조달청 업무는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대부분 ‘나라장터’(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등 시스템을 통해 처리된다. 조달 행정을 통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기가 구조적으로 쉽지는 않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에서 우리나라 예산 총괄라인의 핵심인 예산총괄과장,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1급) 등을 두루 역임한 박 청장의 최대 장점은 ‘넓은 시야와 높은 균형 감각’이다.

박 청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 기업의 해외조달시장 진출을 위한 예산 확보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총력전을 펼쳐왔다. 올해 3월에는 ‘조달시장 수출지원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이 더는 국내 조달시장에 머무르지 말고, 해외조달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며 “중소·벤처 기업은 아직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해외조달 시장 진출 과정에서 정부가 지원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청장의 뜻은 정부가 앞장서 지원할 테니까 중소·벤처기업이 더는 국내 시장이라는 ‘레드오션’(경쟁이 매우 치열한 기존 시장)에 머물지 말고 6조 달러(약 6780조 원·전 세계 국내총생산의 8% 수준)에 달하는 세계 조달시장을 함께 개척하자는 것이다.

해외조달시장 개척 과정은 지난(至難)하기 그지없다. 박 청장은 “수출 전략기업 육성 사업을 통해 단기간에 해외 조달시장 진출에 성공한 ‘모범 사례’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 미국, 중국 등 13개국 조달 시장에 관한 연구 자료를 이미 만들었고, 올해와 내년 중남미와 아프리카에 대한 추가 조사를 통해 해외 조달시장 개척을 위한 유망 품목과 진출 전략 등을 담은 ‘수출 지도’ 최종본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조달 시장에서 기술력과 품질 등이 검증돼 해외 조달시장 진출 가능성이 큰 중소·중견기업인 ‘G-PASS 기업’의 수출 실적도 급증하고 있다. 2013년 95개 사에 불과했던 G-PASS 기업 수는 지난해 487개로 늘었다. 수출 실적도 2013년 1억3000만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5억8000만 달러로 3.5배 늘었다.

박 청장은 “앞으로 일자리 창출 확대 외에 창업·벤처 기업의 혁신 성장 지원, 효율적인 국가 계약 및 자산 관리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조달청 내부뿐만 아니라 정책 파트너인 기업 등과 ‘소통’을 강화하는 데도 앞장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