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유환익 한경硏 혁신성장실장

“4차 산업혁명에 국가의 명운이 걸려 있습니다. 과도한 규제로 기업들이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힘든 게 현실이지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미래 준비가 생존을 위한 의무 사항임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도전해야 합니다.”

유환익(사진)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1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준비 태세는 매우 미흡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부터 준비하고 도전하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준비 미흡을 데이터를 제시하며 꼬집었다. 스위스 금융회사 UBS가 밝힌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준비도는 세계 25위에 불과하며 4차 산업혁명을 개념화한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이 제시한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 12가지 분야에서도 한국이 보유한 기술 수준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한경연 자체 조사에 따르면 2018년 현재 한국의 12가지 분야 종합기술 수준을 100으로 했을 때 미국 130점, 일본 117점, 중국 108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5년 후에는 미국 123점, 일본 113점, 중국 113점으로 한국과 미·중·일 간 기술 격차는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유 실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와 지식이 새로운 경쟁 원천이므로 데이터를 생성·활용하는 플랫폼 구축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며 “또 기존 주력 사업과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 융합으로 기존 사업의 고부가 가치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한국의 규제장벽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규제 때문에 혁신하기 어려운 나라”라고 말했다. 드론 배달은 항공 규제로, 인공지능(AI) 의료 서비스는 의료법 위반으로, 빅데이터는 개인정보보호법 제한으로 기업 접근이 어려운 현실도 언급했다.

그는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미증유의 규제 혁신에 나서야 한다”며 “단일 산업을 전제로 설정된 칸막이 규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인 산업 간 융복합을 가로막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다수 부처와 연계된 융복합 산업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규제 검토와 조정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별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하는 ‘규제 샌드박스’ 법안과 지역별 모든 규제를 전면 면제하는 ‘규제 프리존’ 법안도 조속히 통과시켜 기업들의 신산업 진출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제작후원: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SK, LG, 롯데, 한화, KT, 두산, CJ, 카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