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인신매매 방지 영웅’ 한국인도 수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왼쪽 세 번째) 백악관 보좌관이 28일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열린 2018년 인신매매 보고서 발표 및 인신매매 방지 영웅 시상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공익법센터 ‘어필(APIL)’ 설립자로 이주노동자 문제와 성 착취 인신매매 근절에 노력해온 김종철(〃 네 번째) 변호사가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인신매매 방지 영웅에 선정됐다. EPA 연합뉴스

국무부 “정부 주도 강제노동”
의회서도 北관련법안 쏟아져

미국 국무부가 북한을 16년 연속으로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는 별개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히 짚고 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28일 발표한 ‘2018년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북한을 올해에도 최하위 등급인 3등급(Tier 3) 국가로 분류했다. 국무부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 정부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았으며 정치적 압제 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국민을 구속해 수용소 내 강제노동에 처하게 한다”고 밝혔다. 3등급 그룹에는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시리아 등 22개국이 포함됐다. 로힝야족 사태를 이유로 미얀마가 3등급에 새로 추가됐다. 중국은 2년 연속으로 3등급에 지정됐다.

국무부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을 국가 주도의 강제노동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발표회에 참석해 “수많은 북한 주민이 자국 정부에 의해 해외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있으며 이러한 강제노동은 대부분 상대국 정부의 암묵적인 동의하에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신매매 3등급 국가로 지정되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구호 및 지원금 지원이 중단될 수 있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따르면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전후로 지난 6월에 5개의 북한 관련 법안이 발의되거나 관련 상임위를 통과해 계류 중이다. 특히 27일에는 지난해 9월 만료된 기존 북한인권법 기한을 2022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이 하원 본회의를 통과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서명을 남겨놓고 있다.

한편 국무부는 최근 미국으로 불법입국하다가 검거된 부모와 자녀 격리수용 논란과 관련해 486쪽 분량의 보고서 가운데 별도의 2쪽짜리 항목을 새로 추가해 아동 시설수용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아무리 여건이 훌륭하더라도, 아이들로서는 가족의 정서적 뒷받침을 누리기 어렵다”면서 “보호시설에 머무는 아이들은 인신매매의 타깃이 되기 쉽다”고 밝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