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게재한 사진에서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중국 베이징의 영빈관 댜오위타이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전략전술 협동 강화” 의미
우호협력 넘어 黨政軍관계 회복

지난 19~20일 이뤄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중국 방문은 대북 제재 이완을 노린 중국과의 경제 교류·협력 확대, 미국을 겨냥한 북·중의 전략적 협의 강화 등의 목적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양국 관계가 단순한 우호·협력을 뛰어넘어 미국과의 비핵화 후속 실무협상을 앞두고 공공연한 전략적 협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중국 베이징(北京)의 국빈 숙소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진행된 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간 담화에 대해 “현 정세와 절박한 국제문제들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으며 새로운 정세하에서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전술적 협동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 위한 문제들이 토의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6·12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에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및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 중국을 ‘전략적’ 수준까지 끌어들이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 국방장관 격인 노광철 인민무력상을 대동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한 중화권 매체는 이에 대해 “중국과 핵·군사 정보를 교류하겠다는 의사 표시이며 양국 관계의 해빙과 함께 당·정·군 관계가 전면적 회복에 들어갔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은 향후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중국의 군사·안보적 이해관계가 비핵화를 위한 미·북 후속 실무협상에 얽혀 들어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환추스바오(環球時報)도 사설에서 “앞으로 북·중이 신형 전략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은 김 위원장에게 최고 수준의 의전을 제공하고 즉각적으로 방중 사실을 보도해 ‘공식 국빈 방문’의 예우를 제공했다. 북한 역시 정상국가 외교 행보를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방중수행단 중 경제 사령탑인 박봉주 내각 총리가 처음으로 함께한 것은 북·중 경제 협력 및 북한 경제개발을 목표로 하는 경제 외교의 특징을 갖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일 오전과 오후 각각 베이징 농업과학원과 지하철·도시철도를 관리·통제하는 궤도교통지휘센터를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농업과학원에서 “당신들이 이룩한 연구성과에 깊이 탄복합니다”라는 친필 방명록을 남겼다. 시 주석은 “중국은 북한과 서로 배우고 단결하고 협력해 양국 사회주의 사업의 더욱 아름다운 미래를 개척할 것”이라고 말해 대북 경제지원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