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18 러시아월드컵 잉글랜드대표팀 공격수 해리 케인(왼쪽)과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18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답변하고 있다. Tass통신 연합뉴스

잉글랜드, 4년前 조별리그 탈락
52년간 한차례도 정상 못 올라
러시아와 앙숙… 특별경호 받아
튀니지, 1978년 멕시코 3-1승

우승후보 벨기에, 4강이상 목표
파나마는 ‘先수비 後역습’ 전략

‘축구종가’ 잉글랜드대표팀이 격전지인 러시아 볼고그라드에 도착했다.

잉글랜드와 러시아는 축구계의 앙숙관계. 가장 대표적인 게 지난 2016년 6월 12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 B조 경기다. 당시 양팀 응원단이 무력충돌을 연출해 35명이 다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체포된 러시아 훌리건 23명이 추방되기도 했다. 이에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일부 잉글랜드 대표선수들은 개최국인 러시아 측에 특별 경호를 요청하고, 러시아를 방문하는 가족들을 위해 사설 경호 인력까지 고용했다.

볼고그라드에서 잉글랜드대표팀을 맞은 건 팬들의 환호 대신 대규모의 경찰 인력이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18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경찰이 볼고그라드에서의 일정을 시작한 잉글랜드대표팀에 대한 테러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특별 경호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잉글랜드는 19일 오전 3시 러시아 볼고그라드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G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튀니지와 맞대결을 펼친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경찰은 잉글랜드대표팀이 볼고그라드에 입성한 순간부터 특별 경호에 돌입했다. 잉글랜드대표팀이 머무는 숙소와 연습장 주변을 이중으로 감싸는 ‘인의 장막’을 쳤고, 이동 중엔 선수단 버스를 앞뒤에서 에스코트하고 있다. 또 러시아 경찰은 훌리건뿐 아니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이 잉글랜드를 테러 대상으로 지목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잉글랜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로 21위인 튀니지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지만,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다. 4년 전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을 맛봤기 때문. 잉글랜드는 당시 이탈리아, 우루과이, 코스타리카와 함께 D조에 속해 1무 2패 조 4위로 탈락했다. 잉글랜드는 자국에서 열린 1966년 월드컵에서 우승한 이후 52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정상을 맛보지 못했고, 1990 이탈리아월드컵을 마지막으로 4강에 오르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러시아월드컵에서 튀니지를 비롯해 3위 벨기에, 55위 파나마와 함께 G조에서 16강 진출을 다툰다. 튀니지는 1978 아르헨티나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멕시코를 3-1로 꺾은 이후 40년 만에 월드컵 본선 1승에 도전한다.

한편 우승후보로 꼽히는 벨기에는 19일 밤 12시 피시트스타디움에서 최약체 파나마와 첫 대결을 펼친다. 벨기에는 1986 멕시코월드컵에서 세운 역대 최고 성적인 4강 이상을 넘보고 있다. 케빈 데 브라위너(맨체스터시티), 로멜루 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이른바 ‘황금 세대’들의 기량이 만개했다는 평가다. 러시아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에서 무패(9승 1무)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무려 43골을 몰아치는 동안 단 4골만을 실점했다. 반면 파나마는 러시아월드컵이 첫 출전으로 힘겨운 대결이 예상된다. 하지만 북중미지역 예선 16경기에서 16득점, 15실점을 기록하는 등 끈끈한 수비가 인상적. 특히 이번 대회 트렌드로 자리 잡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이변을 노리고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18일 밤 월드컵 안내

△벨기에-파나마(0시·피시트 스타디움) △튀니지-잉글랜드(3시·볼고그라드 아레나·이상 G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