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외교정책 수정 가능성
주일미군 감축 등 변화 우려
전력 키울 군비확장 전망도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마무리되면서 한국과 함께 북한 핵 위협의 직접 당사자인 일본의 움직임도 바빠질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북·일 정상회담 준비에 나서는 등 그동안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대북 외교정책 방향을 일정 수준 선회하는 동시에 여전히 남아있는 북한 핵 위협에 대비해 자체 전력 증강에도 매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향해 커다란 한 걸음을 내딛는 역사적인 회담이 되기를 강하게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미·북이 평화 체제에 들어설 경우 우선 북한과 북·일 정상회담 개최 타진 등 대화에 나설 전망이다. 당장 일본은 싱가포르에 파견한 6자회담 일본 측 수석대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통해 현지에서 미·북 정상회담 성과를 분석하고 북한 관계자들과 접촉해 북·일 정상회담을 위한 물밑 접촉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간인 납치자 문제를 두고 양국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만큼 북·일 정상회담 준비과정은 험난할 전망이다. 아베 내각 입장에서는 납치자 문제가 오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 승패와 직결돼 있어 양보할 수 없는 문제다.

외교적 노력과 함께 군비 확장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산케이(産經)신문 등 보수 언론은 미국과 북한의 종전선언으로 주한미군, 주일미군에 변화가 올 것이라는 분석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군사력 확장을 도모하는 아베 정부 입장에서는 주일미군 축소가 전력 증강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