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기자들도 “와~”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된 12일 싱가포르 포뮬러원(F1)경기장에 마련된 미디어센터에 모인 전 세계 기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지켜보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 美전문가들 한목소리 지적

“北 모든 것 포기 받아들일때만
경제적혜택 받을수 있게 해야”

“北 진정성·실질적 조치 없으면
美北관계 또 악화 전환” 경고도

일부에선 “北 비핵화 잘못 이해
약속 이행 안할 가능성도 높아”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6·12 싱가포르 선언 이후 북한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게리 시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파괴무기(WMD) 담당 조정관은 “미국의 입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모든 것(비핵화)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단계적이고 동시적 비핵화 주장 대신 모든 것을 포기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때만 제재 완화 및 (경제적)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 해제 및 해외 투자 유치를 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 같다면서 “이러한 환경은 북한의 비핵화 없이 조성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소사이어티 부회장도 “북한이 안전을 보장받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비핵화’가 열쇠”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체제의) 안전은 핵무기에 있지 않고,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폐기하는 데 있다”며 “비핵화가 북한의 미래를 번영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실질적인 비핵화가 없다면 북한이 한·미와 지금과 같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에게 “지금은 당신의 진정성을 증명하고 비핵화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걸 우리에게 보여줄 시간”이라며 “그러지 않는다면, 미국과 한국은 당신에 대한 접근법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11일 미국 CNBC는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포기가 비핵화라고 생각하는 한편,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특정 조건 하에서만 이행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 내 북한 전문가인 자오 통 카네기-칭화 글로벌 정책센터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핵·미사일 발사 실험을 중지하고 핵실험장을 해체하는 것이 핵 능력과 핵무기를 없애겠다는 약속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이 내미는 ‘올리브 가지(평화의 제스처)’는 단순히 북한의 두 단계의 핵전략 중 하나일 뿐이라고도 분석했다. 그는 첫 번째 단계는 경제 제재·정치적 고립에 상관하지 않고 핵 억지력을 추구하는 것이고, 두 번째 단계는 현재 핵 능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안정적인 연대를 도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