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서만 중도사퇴 8명

6·13 지방선거가 최근 주요 선거와 다른 특징 중 두드러지는 것은 후보 단일화 실종이다. 지난 5월 24∼25일 후보 등록 이후 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현재까지 후보 단일화로 인한 후보 사퇴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세가 일찍부터 여당 쪽으로 기우는 바람에 야권 후보 단일화 카드의 효용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 등록 이후 중도 사퇴한 후보는 총 8명으로 집계됐다. 광역단체장 후보는 전무했고, 기초단체장 후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각 1명, 무소속 6명이 사퇴했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당시 중도 사퇴 후보(37명)의 5분의 1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처럼 중도 사퇴 후보가 줄어든 이유는 후보 단일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년 전에는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전신)과 통합진보당 간에 후보 단일화가 활발히 이뤄졌다. 광역단체장 후보 4명, 기초단체장 후보 33명 등 중도 사퇴자 중 상당수가 후보 단일화를 이유로 사퇴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울산시장 후보, 통합진보당 부산시장·경기지사 후보가 각각 단일화를 이유로 사퇴했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 사퇴한 후보 8명 중 무소속을 제외한 당 소속 후보자 2명의 사퇴 사유는 모두 공직선거법에 따른 등록 처분이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국적으로 여당 후보가 야당 후보를 큰 차이로 제치고 독주하는 판세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는 의미와 효과가 미미하다”며 “지방선거에서 단일화가 활발히 이뤄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