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MB·박근혜와 연관 비판
한국, 당보다는 인물에 초점

여야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가정에 배달된 선거 공보물에서도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여당 후보들은 야당 후보들의 감추고 싶은 과거 사진을 내걸고 공세를 강화한 반면, 야당 후보들은 ‘과거 지우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후보는 최근 공보물에 ‘과거에 머물 것인가’라는 제목과 함께 상대 후보인 원희룡 무소속 후보의 사진을 게재했다. 2007년 8월 10일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 참여한 원 후보가 경쟁자였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홍준표 현 자유한국당 대표와 술잔을 부딪는 사진이다. 문 후보는 “적폐로 재판받고 있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정치를 함께하고 보수정당의 사무총장과 최고위원까지 지냈던 사람이 적폐청산을 운운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며 원 후보를 몰아세웠다. 제주도는 현재 광역단체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하고 여당 후보가 뒤처지고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반면 한국당 소속 후보들은 ‘과거 지우기’에 나서거나 ‘당보다는 인물’을 강조하는 공보물을 만들었다.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계로 꼽히는 유정복 한국당 인천시장 후보는 4년 전 지방선거 때와 달리 이번에는 자신이 박 전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이력을 뺐다. 또 다른 친박계로 꼽히는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는 4년 전 박 전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는 사진을 공보물은 물론 현수막에도 넣어 ‘박근혜 마케팅’에 주력했지만, 이번 공보물에선 자신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충남 천안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나선 길환영 후보도 당보다는 자신의 KBS 사장 이력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연좌제적 성격이 강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필패”라며 “공보물에서도 당이 아닌 인물 선거로 치르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