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민경제 2배 만들기 대책회의에서 정진석 경제파탄대책특위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정치적 타격·재정적 부담 우려
중앙당서 후보들에 차용 방식

10%미만 득표땐 보전 못 받아
정당 후원금 모금도 全無 상태

자유한국당 내에 6·13 지방선거 참패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정치적 타격뿐만 아니라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한국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당은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등 광역단체장급 후보를 대상으로 차용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현재까지 약 3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당이 후보 측에 선거자금을 빌려주고, 후보 측은 선거가 끝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비용을 보전받아 이를 갚는 방식이다.

하지만 선거가 불과 8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한국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후보가 선거 참패로 선거비용을 보전받지 못하면 재정적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현행 공직선거법상 득표율이 15% 이상이면 선거비용 청구금액의 100%를 돌려받을 수 있지만, 득표율이 10% 이상 15% 미만일 경우 청구비용의 50%만 돌려받는다. 또 득표율이 10% 미만이면 단 한 푼의 선거비용도 돌려받지 못한다.

가뜩이나 재정난에 허덕여 온 한국당으로서는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득표율이 저조해 금전적 손해를 입으면 원래 후보자가 그 비용을 떠안아야 하지만, 당에서 차용 계약을 맺고 지원한 비용은 통상 회수되지 않고 손실 비용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참패하면 당도 재정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더불어민주당 등과 달리 한국당은 중앙당 후원회도 설립하지 못해 정당 후원금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6년 3월 폐지됐던 중앙당 후원회는 지난해 6월 정치자금법 개정을 통해 부활했다. 각 당은 중앙당 후원회를 통해 연간 50억 원, 선거가 있는 해에는 연간 100억 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중앙당 후원회를 설립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후원회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앙당 후원회 부활 논의가 지지부진했다”며 “중앙당 후원회를 만들면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후원금 모금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직후 진행된 구조조정이 지방선거 이후 또 한 차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당은 현재 비용 절감 차원에서 당사를 여의도에서 영등포로 이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