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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최저임금 90% 효과’ 논란

통계청 자료 아전인수式 해석
장하성·홍장표 등 파문 일으켜

청와대가 자영업자와 무직자 등을 제외한 채 임금 근로자만을 분석 대상으로 해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 효과가 90%”라고 발표한 것을 두고 장하성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등 청와대 경제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같은 보고를 한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경제팀이 제대로 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은 보고를 함으로써 대통령이 국민에게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전달하도록 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 통계에 정통한 인사는 4일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무급가족종사자, 실업자 등을 모두 합치면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약 25%(약 1087만8000명)에 달하는데, 이 부분을 제외하고 분석을 해서 어떤 결론을 도출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청와대의 분석대로라면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소득주도 성장’이 아니라 ‘일부 임금노동자 주도 성장’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경제계에서는 “청와대 경제팀이 정확하지도 않은 자료를 대통령에게 보고한 경위를 조사해 필요하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통계청의 ‘가구 단위’ 원자료(마이크로데이터)를 ‘개인 자료’로 재구성해 분석하는 보고서는 ‘정책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이 같은 정확하지 않은 자료를 근거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발언까지 하도록 한 것은 대통령에게 누를 끼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최저임금 긍정 효과가 90%”라는 발언의 근거가 된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2016년 ‘불평등 지표 개선 연구’를 할 때 (가구 단위 자료인)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 ‘개인 임금 표’를 구성해 경제활동인구조사 및 국세통계와 비교했는데, 가계동향조사가 다른 조사보다 국세 통계와 훨씬 가까워 통계적 유의미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계청은 공식 자료를 통해 “통계청은 표본 대표성을 고려해 가구 단위로만 가계동향조사 통계를 작성, 공표한다”고 밝혔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와대가 유리한 표본 추출에만 집중한 나머지 정책의 대상이 국민 전체라는 본질을 망각했다”며 “정부 부처 전문가들이 아니라 청와대가 모든 것을 만기친람(萬機親覽·온갖 정사를 친히 보살핌)하는 것은 이번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전문성이 떨어지고,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했다.

조해동·박민철·유현진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