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바빠진 선관위 6·13 지방선거 후보 공보물 마감일인 1일 서울 중랑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 후보들이 제출한 공보물을 선관위 직원들이 분류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 광역단체장 후보들 ‘票퓰리즘’

아동·보육·청년·노인 수당에
일 못하는 노동자에 병가 수당
지역거주자 결혼하면 500만원

일제히 전면무상급식 내세우고
반값 공공임대주택 등 쏟아내

6·13 지방선거에서 재원 대책도 불분명한 각종 ‘수당’과 ‘무상’, ‘반값’ 복지 공약들이 난무하고 있다. 1일 문화일보가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후보들의 5대 공약을 살펴본 결과 여야 할 것 없이 보육과 교육, 청년, 신혼부부, 노인 관련 선심성 공약 쏟아내기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너도나도 ‘수당’ 약속 = 과거 선거에서 청년·노인 수당이 논란이 됐지만, 이번엔 저소득층과 신혼부부 등으로까지 오히려 대상이 넓어졌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3선을 노리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자영업자와 특수고용직 노동자에게도 1인당 연 15일까지 병가를 부여하는 ‘서울형 유급병가’ 공약을 제시했다. 몸이 아파 일을 못 하는 노동자에게 하루 치 서울시 생활임금(7만3886원)을, 최대 110만8290원까지 주겠다는 계획이다. 재원은 전액 시비로 조달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는 4인 가구 근로소득이 대도시 최저생계비(월 189만7395만 원)에 못 미칠 경우 가구당 월 32만3625원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재원은 시예산과 민간광고 제공으로 마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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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오거돈 민주당 후보는 공공예산 일부에서 청년 혁신 일자리 기금을 마련해 청년 100명에게 1인당 1980만 원씩 4년간 지급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에 맞서 서병수 한국당 후보는 부산거주(3년 이상) 남녀가 결혼할 경우 500만 원을 지원하고, 셋째 아이까지 출산한 가정에 대해선 지원금을 기존 15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늘리겠다고 제시했다. 결혼·출산 관련 사업비는 국비·시비 등으로 총 9134억 원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최문순 민주당 강원지사 후보의 경우 아동수당 50만 원, 육아 전업수당 20만 원, 청년 일자리 수당 60만 원(35세 미만 1만5000명 대상) 등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총 4894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으나 재원에 대해서는 국비나 도비 등을 활용하겠다고만 밝혔다. 송철호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도 6개월간 월 30만 원의 청년수당 지급 등을 약속했다.

◇‘무상’ ‘반값’ 공약 난무 =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4년간 반값 공공임대주택 10만 호를 마련, 주변 시세보다 30%가량 저렴한 임대료로 저소득층에 우선 공급한다고 했다. 또 서울시 산하 공공병원의 개인 간병비를 ‘제로(0)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원조달 방안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대구시장 선거에선 권영진 한국당 후보가 대구형 청년수당과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임대윤 민주당 후보가 대구형 청년수당과 중학교 무상급식 및 고교 단계적 확대 등을 내걸었다. 이철우 한국당 경북지사 후보, 김태호 한국당 경남지사 후보, 이춘희 민주당 세종시장 후보 등도 학교 현장에서의 무상급식 실시를 중점 공약으로 강조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53.7%에 불과했다. 지자체들이 절반 가까운 예산을 중앙정부에 의존했는데, 특히 도(道) 단위 재정자립도는 38.2%, 군(郡) 단위는 고작 18.8%였다. 중앙정부의 예산 수혈 없이는 존속할 수 없는 ‘식물 지방정부’라는 것이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4년 전 지방선거와 달리 지금은 여야 구분 없이 다수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며 “유권자들은 어떤 후보가 그나마 덜 허황되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 공약을 제시했는지 꼼꼼히 따져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