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곳중 16곳 후보가 선심공약
보수 후보들까지 경쟁적 가세
대부분 구체적 재원대책 없어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무상 공약’을 쏟아 내고 있다. 이전 선거에서 ‘좌파 포퓰리즘’이라며 비판하던 보수 정당 후보들도 가세하고 있지만, 대부분 후보가 구체적인 재원 마련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1일 문화일보가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5대 공약을 분석한 결과, 경기를 제외한 16곳의 후보들이 무상교육·무상급식·임대주택 보급 등 선심성 공약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는 1, 2순위로 발표한 공약이 모두 무상 공약이다. 양 후보는 고교까지 급식·수업료·입학금을 전액 지원해 무상교육을 실현하고, 공공주택 2만 호와 청년·새 출발 가정에 사회주택 5000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책정한 아동수당 월 10만 원에 충남도는 10만 원을 더해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송철호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는 출산지원금을 첫째 10만 원, 둘째 100만 원, 셋째 2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청년수당을 최대 6개월간 매월 30만 원씩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보수 정당 후보들도 앞다투어 무상 공약 발표에 가세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사로 있을 때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했던 경남의 경우, 오히려 같은 당 김태호 후보가 관내 초·중·고 무상급식 공약을 들고 나왔다.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유정복 한국당 후보는 무상급식뿐 아니라 무상보험·무상교통·무상교육·무상교복을 포함한 ‘5대 무상특권’이란 공약을 내걸었다. 박성효 대전시장 한국당 후보는 다른 경쟁자들과 함께 친환경 무상급식을 고등학교까지 확대하고 친환경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치하는 정책협약을 맺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다수의 지방선거 후보들이 재원마련 방안에 대한 치열한 고민 없이 단지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마구잡이로 제시하고 있다”며 “국비나 시비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데다, 나랏돈을 쉽게 쓰겠다는 발상도 결코 옳지 않기에 유권자를 속이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효목·최준영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