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원유·니켈·구리 등 몸값 올라
올해 수익률 10% 근접했지만
계절·산출량 따른 가격변동에
큰 거래단위 탓 실물투자 부담

ETF·ETN,주식처럼 사고팔고
증권거래세 0.3%도 면제받아
원자재 종류만큼 상품도 다양
안전장치 등 투자 분석은 필수

글로벌 증시가 최근 신흥국 위기 등 여파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CNBC 등의 매체는 변동성이 크게 높아지는 새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은 한동안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마땅한 투자처가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최근 유독 상승세를 나타내는 자산이 있다. 바로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다.

2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이곳에서 거래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가격은 이달 들어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량을 감축하는 가운데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 소식과 중동 정세의 불안정 등이 겹친 탓이다.

원유 외에도 니켈, 구리 등 비철금속 시장에서도 원자재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비철금속이 거래되는 대표적인 시장인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3개월물은 지난해 5월 말 1t당 9070달러에서 지난달 기준으로 1t당 1만5790달러까지 꾸준히 높아졌다. 국제 구리 가격은 지난해 연초 1t당 5500달러 선에서 올해 연초 7200달러 선까지 급등했다. LME 기준으로 22일(현지시간) 현재 1t당 693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비철금속은 특히, 최근 4차 산업혁명에 힘입어 장기적으로 몸값이 높아질 수 있는 원자재로 평가받고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니켈·구리·알루미늄 등은 4차 산업혁명 수혜로 가격 상승 잠재력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며 “니켈의 경우 4차 산업혁명 발전에서 필수 소재가 될 배터리의 주재료이고, 구리의 경우 스마트시티 증가 수혜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 가격 역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성장 등 투자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확대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회피 수단으로도 부각되면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원자재 시장 전반에 걸쳐 투자 자산으로서 매력도를 보인 것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시장이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3년 연속 강세를 지속 중인 가운데 연초 대비 수익률이 약 10% 수준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자재는 계절과 산출량, 실물수요자 등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거래 단위가 크기 때문에 원자재 실물에 일반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하기는 부담스럽다.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통하는 것이 가장 쉬운 접근 방법이다.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ETN에 투자하면 시장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가격으로 보통의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수료 부담도 적다. 일반 증권과 달리 매도할 경우 증권거래세 0.3%가 면제된다. 원자재 ETF와 ETN의 수익률도 눈여겨볼 만하다. 최근 1년간 ETF와 ETN 상품의 수익률 상위 종목은 대부분 원유 관련 상품이 차지했다.

다만, ETF·ETN을 통해 원자재에 투자하더라도 꼼꼼한 분석은 필수다. 원자재 종류가 다양한 만큼 상품 구성도 다양하기 때문에 해당 상품이 어떤 자산들을 기초로 하고 있는지 정도는 알아두는 편이 안전하다. 또, ETN의 경우 직접 자산을 운용하는 ETF보다 가격이 내려가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인버스 상품, 변동 폭에 대해 추가 수익률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상품 등 다양한 상품설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나름의 안전장치를 포함해 전반적인 투자 설계를 하는 편이 좋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ETF와 ETN을 통한 원자재 투자가 접근성 등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사전에 다양한 원자재의 가격 전망과 상품 구성 등을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