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 소집·별도 국조 추진”
민주당은 “특검 기다려 봐야”

국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3일 “국회 운영위를 소집해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을 비롯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을 국회로 불러 송 비서관이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확히 보고됐는지 묻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수사기관의 부실·은폐·축소 수사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별도의 국정조사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과 경찰이 특검 대상 인사들을 비호하고 은폐하며 증거를 인멸하면서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하고 “드루킹 특검은 대통령 측근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수사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운영위 소집 시기에 관해서는 “원만하게 소집하는 방식으로 하겠다”며 다른 정당과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일명 드루킹 특검법)’이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송 비서관이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와 접촉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만큼 운영위와 국조 등을 통해 추가로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드루킹 특검법 처리로 한고비를 넘은 여야가 다시 한 번 충돌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 특검할 사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파행시키고 고집을 부려 (특검을) 통과시켰으면 특검 하도록 기다려야 한다”며 “특검을 가지고 선거를 앞둔 정치적 장사는 이제 그만해야된다”고 맞섰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통화에서 “한국당의 운영위 소집 요구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경수 전 의원과 송 비서관, 백 비서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의 최순실, 청와대 3인방과 조금도 다를 바 없고 오히려 더 가까운 사람으로 이번 특검이 면죄부만 주는 특검으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