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로그 기록으로 입증
警 “프로그램 사용 여부 분석”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댓글 추천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복구하지 못하더라도 혐의 입증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네이버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통해 댓글 추천 조작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범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가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매일 댓글 작업을 보고했다고 진술하면서 수사 초기 발견한 ‘드루킹-김경수’ 비밀 대화방도 주목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3일 “킹크랩 복구를 시도하고 있으나, 복구 없이도 댓글 추천 수 조작 입증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네이버에서 확보한 댓글 추천 로그 기록 등을 통해 자동화 프로그램을 사용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네이버 등 압수수색을 통해 드루킹 측근 김모(필명 초뽀) 씨 주거지에서 확보한 USB에 들어 있던 기사 목록 9만1000여 건 등에 대한 자료 확보를 진행하고 있다. 이 중 7만여 건에 대한 로그 기록 등은 경찰이 입수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를 통해 다수 기사에서 댓글 공감·비공감 수가 1.65초 간격으로 늘어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사람이 작업할 때와 달리 규칙적으로 공감·비공감 수가 늘어난다.

경찰은 앞서 킹크랩을 복구하지 않고도 드루킹 일당이 올해 1월 17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기사에 대한 비판성 댓글의 추천 수를 조작한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이들은 수사 초기 댓글 작업에 킹크랩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별도의 ‘매크로(같은 작업을 단시간에 반복하는 프로그램)’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네이버 기록 분석을 통해 1.6∼1.8초 간격으로 공감·비공감 수가 늘어난 것을 확인하고 이들을 기소했다.

드루킹이 보안 수준이 높은 메신저인 텔레그램의 비밀 대화방을 통해 3월 7일부터 20일까지 김 전 의원에게 보낸 기사 제목 3190개는 드루킹 진술의 신빙성을 높여주고 있다. 드루킹은 김 전 의원에게 매일 댓글 작업 결과를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