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풍계리 南취재명단 등 접수
고위급회담 등 대화재개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25일 이후 남북 대화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고, 북한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참석할 남측 취재진 명단을 접수하면서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남북관계 관련 일정이 제자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회담을 하고 “북한이 비난한 ‘맥스선더’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종료일인 25일 이후 남북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대화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6일 북한의 남북 고위급 회담 취소 통보 이후 얼어붙기 시작한 남북관계가 오는 25일을 기점으로 다시 해빙을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여러 가지 분석을 통해서 문 대통령은 25일 이후에 지금 교착상태에 있는 여러 부분이 풀려나갈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이 한·미 공군 연합훈련인 맥스선더 종료 이후 대남 대화에 다시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나온다면 남북 간에 멈춰 섰던 각종 회담, 공동행사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북 간에는 고위급 회담을 비롯, 판문점선언에서 5월 중 열기로 합의했던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8·15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한 적십자 회담과 6·15 남북 공동행사 등의 현안들이 줄줄이 대기 상태로 놓여 있다.

앞서 북한은 16일 0시 30분쯤 판문점 채널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에 대한 취소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각종 매체를 통해 대남 비방을 시작하면서 남북관계는 갑자기 교착상태에 빠졌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자신들이 초청한 남측 취재단 명단 접수도 거부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을 중재하는 남측의 미온적인 태도에 불만을 갖고 남북관계에 제동을 건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