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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北반발’ 응수

비핵화 ‘당근’ 명확히 제시
“여전히 만날 준비 돼 있다”

리비아 꺼내며 ‘섬멸’ 표현
‘회담 무산 책임’ 우회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북한의 ‘6·12 미·북 정상회담’ 취소 위협에 “북한이 핵을 가지게 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체제 보장을 언급한 것은 미·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의지와 기대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 섬멸(total decimation)’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했지만 북한을 직접 겨냥하지 않고 리비아 등의 사례로 언급해 강력한 경고를 우회적으로 나타내 미·북 정상회담을 무산시키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16일에 이어 이날 전달한 대북 메시지는 명확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북한과 회담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북한이 함부로 ‘판’을 깨지 말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여전히 북한과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회담 장소·방식 등에 대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를 재확인했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회담을 취소한다면 전적으로 북한 책임이며 이 경우 ‘다음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도 던졌다. 다음 조치는 현행 ‘최대의 압박’ 유지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리비아·시리아 사례에서 언급한 “완전 섬멸”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을 포기한 뒤 피살된 무아마르 카다피의 ‘리비아 모델’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북한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이 모델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 모델을 활용해 김 위원장에게 ‘당근’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 모델이 북한과는 다르다고 하면서 “우리는 카다피에게 ‘당신을 보호하겠다, 모든 것을 주겠다’고 절대 말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 직접적으로 북한의 체제 보장을 “기꺼이, 많이 제공할 것”이라고도 했다. 리비아뿐 아니라 이라크·시리아와 달리 북한에는 북한이 원하는 체제 및 정권 생존을 보장해주겠다는 의미다. 북한이 지난 15일 ‘일방적 핵 포기’를 거부하고 나선 데 대한 ‘달래기’ 성격도 강해 보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에 합의하면 김정은은 매우, 매우, 매우 행복해질 것이며, ‘남한 모델’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