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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브라이트 ISIS 소장 밝혀
“핵폐기에 30개월 걸릴수도”

갈루치 “CVID 정치적 용어”
‘완전 비핵화 불가능’ 견해도

‘6·12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핵 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검증·사찰 대상에 핵무기·핵물질뿐 아니라 핵확산 능력과 밀수 네트워크까지 포함시켜야 하며, 이 경우 북한 핵 폐기까지 최대 30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의 주장이 14일 제기됐다. 또 워싱턴에서는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정치적 허튼소리”라는 주장부터 미·북 간 ‘핵동결’ 합의는 “대실패”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쏟아져 나왔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북한의 검증된 비핵화’ 주제 세미나에서 “북핵 검증 대상은 북한의 플루토늄(PU) 프로그램과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핵융합 물질 프로그램, 핵무기 및 핵물질 확산, 불법적 핵 거래 및 밀수 네트워크 등이 망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찰 대상 시설로는 영변 외에도 △우라늄 광산 △원심분리기 공장 및 제조시설 △핵융합 물질인 리튬 6 생산공장, 실험 및 연구조사 시설 등도 검증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UEP 폐기를 위한 3단계 접근이 제시됐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먼저 시설 목록 작성과 가동 중단 및 시설 방문이 이뤄져야 하고, 2단계로 시설 신고 및 프로그램 불능화, 마지막으로 신고 검증과 폐기가 필요하다”면서 “1·2단계는 6개월 안에 가능하지만, 3단계의 핵신고 검증과 실질적 폐기까지는 지금부터 앞으로 각각 18개월, 30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냈던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도 이날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원 주최 세미나에서 “CVID에서 불가역을 의미하는 I는 불가능하며, 세상에 돌이키지 못할 것은 없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허튼소리(political pile of crap)”라면서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이는 완벽한 북한 비핵화와 이에 따른 검증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2005년 9·19 공동성명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검증이 관건으로, 만일 미·북이 ‘제한적 동결(cap and freeze)’에 합의한다면 이는 대실패”라고 경고했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제한적 동결은 나중에 위기를 만들어낼 것”이라면서 “미·북 협상이 실패할 경우 ‘블러디 노즈(코피)’ 작전 같은 미국의 대북 군사적 행동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