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체 통해 본격 논의 기대”
가을 평양회담때 이뤄질 수도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석방되면서 한국인 억류자와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국인 억류자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룬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0일 통화에서 “4·27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국인 억류자의 송환을 직접 요청한 만큼 북한의 반응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 가동되고 있는 남북대화 채널을 중심으로 협의체들이 만들어지면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인 억류자 문제에 진척이 없나’라는 질문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오는 가을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앞두고 전격적인 한국인 억류자의 송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미국인 송환 과정을 지켜본 일본도 납북자 문제 해결에 힘을 쏟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9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한국과 중국 정상에 협조를 요청드렸고 일본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얻었다”며 납북자 문제 해결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미국의 인권단체들은 이번 석방 소식을 환영하면서도 북한의 인권 상황을 미·북 정상회담의 의제로 삼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미국의소리(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억류 미국인 3명의 석방을 바탕으로 다른 북한 인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부국장은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인권 문제를 뒤로 미루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유진·유민환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