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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美국방, 청문회서 밝혀
“韓美동맹의 주권적 결정 문제”

제임스 매티스(사진) 미 국방장관이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 문제는 북한과의 초기 협상에서 논의될 사안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가 종전 체제로 진입할 경우 주한미군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되고 있다.

매티스 장관은 9일 미 상원 세출위 국방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주한미군 문제는 한국인들과 한국 정부, 그리고 미국인들과 미국 정부의 주권적 결정”이라며 “북한과의 초기 협상 테이블에 올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 내에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논란을 의식한 듯 매티스 장관은 “미·북 협상 동안 주한미군 철수가 우리 동맹국들과 미국 사이에서 나온다면 그것은 두 동맹 사이의 문제이며 북한과 협상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북한이 개입할 성격의 문제는 아니라는 뜻이지만, 동맹국인 한국의 요구가 있다면 협상 조건이 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그동안 미·북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문제는 논의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줄곧 주한미군 철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백악관은 최근 뉴욕타임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프로그램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하자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명의로 “완전히 근거 없는 소리”라는 언론 논평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는 과정에서 북한과 중국이 현재 2만8500명 수준인 주한미군의 감축 또는 철수 문제를 제기하고 한국 내에서도 동조하는 목소리가 불거질 경우 논의를 회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역시 최근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평화협정 채택 이후에도 미군이 계속 한국에 주둔할 명분을 찾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주한미군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철수도 강력하게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한미군 철수는 한반도 정세를 불안정한 상황으로 몰고 갈 여지가 있다. 이날 매티스 국방장관도 “주한미군은 역내 상황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철수할 경우 한반도 정세에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였다.

주한미군이 순환배치 형식으로 실질적인 감축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2004년 이라크전쟁 이후 주한미군 제2사단 제2여단과 아파치 헬기대대를 순환배치 개념으로 이라크로 이동시킨 후 미국 본토로 이동시켰다가 한국으로 복귀시키지 않은 전례가 있다.

부대 시설은 유지하면서 병력을 빼는 감축 방안으로, 한국 내에서 철수 여론이 높아질 경우 미국이 감축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순환배치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