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뉴스 유통구조가
언론사 중심 전환의 계기로”

“지나치게 언론 이상의 역할을 해 온 네이버가 늦게나마 전향적인 개선 방안을 내놓은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사실상 독점해온 뉴스유통구조를 바꾸려면 이행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9일 “오는 3분기부터는 더 이상 뉴스 편집을 하지 않겠다”며 대대적인 뉴스 콘텐츠 운영 개선 방안을 밝힌 가운데, “이행 과정과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이라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라는 전문가들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안이 온라인 뉴스 유통구조가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 중심으로 바뀌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률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9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제대로 된 물적 토대와 자격이 없는 네이버가 그동안 전면에 뉴스를 배치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편집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조작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늘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어떤 식으로든 뉴스 콘텐츠 사업은 광고 수익으로 연결이 되고, 사실상 네이버가 적당한 수준 이상의 이익을 얻는 구조를 만들어 왔는데, 이를 각 언론사에 돌려줘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웃링크 방식은 네이버를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면서 “이번 기회에 개선 방안을 제대로 이행해 뉴스 관련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위 교수는 “한국처럼 갈등과 대립이 극심한 사회에서 포털의 독점적 힘을 악용하고자 하는 세력과 유혹은 항상 있게 마련”이라면서 “네이버가 이번 댓글조작 파동을 수습하고 넘어간다 하더라도 한국의 정치구조가 온존하는 한 이런 사태는 재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 교수는 “포털이 끊임없이 공정성과 객관성 논란에 휘말린다는 것은 자신의 다른 비즈니스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의 이 같은 변화는 언론계에 강한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뉴스 유통을 사실상 독점해 온 네이버가 손을 떼면 각 언론사는 결국 본연의 경쟁력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또 “뉴스 유통구조의 변화는 결국 네이버가 ‘뉴스 장사’를 접겠다고 진정으로 확언하고, 이를 이행할 때 가능하다”면서 “앞으로 이행과정에 수익을 지키려는 꼼수가 없는지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