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회담 직전 신경전 양상에
“결정적 장면앞 다양한 목소리”

청와대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 간 기선 제압을 위한 힘겨루기 수위가 급상승하자 물밑 중재에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청와대는 오는 22일 한·미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장소·시간 발표 직후 이뤄질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핫라인 통화 등을 통해 이견을 조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상대를 겨냥한 양측의 경고 발언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긴장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공개할 수 있는 내용에 한계가 있다”고 밝히는 등 공개적인 반응은 최대한 자제하며 신중 모드로 전환했지만 비당사자의 한계를 절감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나 “결정적인 국면을 앞두고 주목할 만한 여러 가지 다른 목소리들이 분출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중단까지 거론하면서 협상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는 보도 등이 나온 데 대한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또 “회담을 하는 주체이자 모든 결정권을 가진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지켜보자”고 말했다. 회담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고 있지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강조하는 것은 백악관이나 미국 행정부 주변에서 나오는 강경한 언급이 회담의 전체 분위기는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시 중국을 찾은 것으로 알려지자 사실 확인과 함께 방문 배경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최고위급 방중’을 묻는 질문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이 처음 알려졌을 때와 청와대의 반응이 비슷하다. 당초 북·중 정상회담은 6월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북한 답방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실제로 김 위원장이 중국을 갑자기 방문했다면 미·북 정상회담의 이상 신호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