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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전격 방중說 왜

다롄에서 최고위급간 만남
美서 회담의제 잇단 압박속
中과 협의 변수 발생 가능성

‘차이나 패싱’ 우려하는 中
對美 협상력 강화 필요 北
전략적 이해일치 ‘끌어안기’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최고위층’이 중국을 전격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과 베이징(北京)의 외교가에서는 북한 최고위층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만나 의논해야 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북한 최고위층 방중은 미·북 비핵화 담판에서 북한이 중국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현재의 미·북 2자 구도 또는 남·북·미 3자 구도를 남·북·미·중의 4자 구도로 전환할 필요성과 중국 또한 한반도 정세에 적극 개입할 유인이 서로 맞아떨어진 측면을 갖고 있어 한반도 정세가 다시 급변하는 모습이다.

8일 대북 소식통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북한 최고위층이 7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를 방문해 이날 시 주석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중은 시 주석이 이날 중국의 자국산 첫 항공모함인 001A호의 시험 운항을 앞두고 북한 최고위층을 행사에 초청한 형식을 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북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북한 최고위층이 40여 일 만에 전격 방중해 시 주석을 만난 것은 미·북 정상회담의 최근 기류 변화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은 8일부터 다롄이 위치한 랴오닝성 일대에서 열차 표 검사를 개찰구와 플랫폼에서 두 번이나 하는 등 검문·통제를 한층 강화했다.

미국은 최근 북한 비핵화 수준을 ‘PVID(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로 끌어올리고 생화학무기와 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며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어 미·북 간 갈등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북한 입장에서는 미·북 회담에서 자신을 지원해줄 든든한 ‘백’으로서 중국이 절실한 상황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북·중 우호 관계를 미국에 과시하면서 미국의 일방적 비핵화 밀어붙이기에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는 것이다. 또한 최악의 경우 미·북 회담이 취소되거나 열린다 하더라도 협상이 결렬될 상황에 대비해 ‘보험’으로서도 중국의 활용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 입장에서도 미·북 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밀착하는 모양새가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중국이 배제되는 ‘차이나 패싱’이 재차 거론된 상황에서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상정하는 남·북·미·중 4자 구도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북한 또한 미국과의 협상력을 제고하는 차원에서도 중국의 역할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대북제재를 풀 의향이 없다는 것을 공언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재의 숨통을 터줄 수 있는 곳은 중국밖에 없다는 현실적 판단도 북·중 접촉의 중요한 이유로 거론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경제협력과 교류를 약속했지만 이는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아직 갈 길이 먼 상태다. 이에 따라 북한은 단계적인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중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