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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생산 이어 ‘수출 부진’

“산업 재편과 구조조정 통해
수출 포트폴리오 재구성하고
新성장동력 발굴 환경 조성”

4월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수치만 놓고 보면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선박 분야의 기저효과 탓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보면 선박 분야 기저효과 영향 외에도 근본적으로 반도체와 일부 품목에 의존해 온 우리나라 수출 구조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이런 기록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전(全) 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1.2% 감소한 것은 산업 전반의 수출 활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통상환경의 급변도 수출 악영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해지는 모습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출은 500억6000만 달러(잠정치)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산업부는 지난 3월 실적이 515억8000만 달러인 점을 고려할 때 선박 분야의 부진이 전체 수출에 영향을 끼쳤을 뿐, 다른 분야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선박 분야를 제외할 경우 4월 수출은 482억8000만 달러(선박 제외 일 평균 21억 달러)로 10.4% 증가해 전반적인 수출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하지만 수출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액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주력 수출 품목들 증가세는 눈에 띄게 주춤하고 있다. 자동차는 지난해 4월 38억8000만 달러의 수출을 기록했지만, 올해 4월에는 35억5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수출 주력품목인 디스플레이 역시 같은 기간 21억5000만 달러에서 18억 달러로 수출액이 줄었다. 결국, ‘반도체 고공행진’만이 우리나라 수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산업 전반의 재편과 구조조정을 통해 수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수출 지표가 선박 분야 부진으로 단번에 꺾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가 수출입동향 발표 시 지표에 영향을 주는 조선 분야를 편의에 따라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는 점 역시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자초하는 요인이다.

통상환경의 변화 역시 우려스럽다. 자동차·철강 부문의 전반적 부진이 미국 수출 시장 변화에 따른 것이어서 향후 다른 품목에서도 상대국 보호무역조치가 발동될 경우 수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기업이 새로운 신성장 산업을 육성하지 않으면 국가 경제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업종 수출경쟁력이 약화하고 있고, 미국의 보호무역 영향에 따른 자동차 수출 부진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업이 주력 산업뿐 아니라 신산업 등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이 시급한데 이를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근심 가득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오른쪽) 총리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무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