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이산가족상봉행사 준비
적십자 회담 개최 서두를 듯

총리회담 개최 가능성 거론속
연락사무소 개설 시점도 관심

판문점 선언의 구체적인 합의 이행을 위해 5월 중 남북 적십자 회담, 고위급 회담, 장성급 군사회담 등이 줄줄이 개최될 전망이다. 남북이 총리회담을 개최할 가능성도 거론되는 가운데 개성에 설치하기로 한 연락사무소의 개설 시점이 언제일지도 주목된다.

30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만큼 관련 논의를 하는 적십자 회담 개최를 서두를 것으로 관측된다. 남북이 판문점 선언에서 8·15 광복절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기로 합의함에 따라 행사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통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하려면 수천 명에 달하는 행사 신청자를 접수·선정하고 행사 장소를 확보하는 작업 등에 최소 2∼3개월이 걸린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29일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적십자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같은 경우는 준비에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것보다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진행되는 것은 2015년 10월 이후 3년 만으로, 남북은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고향 방문, 전면적 생사 확인, 수시 상봉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개성에 설치하기로 한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의 경우 조 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나서는 고위급 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고위급 회담이 5월 중에 열리고, 논의가 무리 없이 진행되면 연락사무소는 빠르면 6월에도 개설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남북이 6·15 공동선언 기념행사,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 철도·도로 연결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합의한 만큼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이낙연 총리와 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가 나서는 남북 총리회담 개최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 ‘5월 개최’로 명시된 장성급 군사회담도 조만간 열고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 전환 방안,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설정 방안 등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이행 방안을 의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주 중에 ‘남북정상선언 이행 추진위원회’의 첫 회의를 열어 이들 남북 회담 개최 여부를 비롯한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를 논의할 계획이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