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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김정은 정권 책임져야”

북한에 억류됐다가 뇌사 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와 사망한 오토 웜비어(사진)의 부모가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날 북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6일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와 신디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22쪽 분량의 소장을 제출했다.

웜비어 부모는 성명서를 통해 “웜비어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포로로 지냈으며 극도로 가혹하고 잔인한 대우를 받았다”며 “김정은 정권은 아들의 삶을 철저히 파괴한 것과 우리 가족에 대해 야만적인 처우를 한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서울의 시차를 감안해볼 때 프레드 웜비어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날짜에 맞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언론은 웜비어 부모의 소송이 오는 6월 초가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의제와 결과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날 백악관은 웜비어 부모의 소송을 사전에 보고받았으며 법적 절차를 직접 지원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법원이 오토 웜비어가 북한으로부터 부당하고 잔혹한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웜비어 부모는 법무부가 관리하는 ‘테러지원국 희생자 펀드(VSSTF)’에서 금전적 보상을 받게 된다. 웜비어 사건이 공식적으로 테러로 인정되고, 북한 정권이 테러 가해자로 규정되는 효과도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