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관계 진전·평화정착

평양·서울에 남북대표부 설치
DMZ 실질적 비무장化 등 가능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제재로 대외무역의 90% 이상을 차단당한 상태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는 대북 제재를 완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남북은 오는 27일 정상회담을 열고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진전, 항구적 평화정착 등을 다룰 예정이지만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남북 모두 비핵화를 5월 말∼6월 초 미·북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핵심 사안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한 합의는 나오기 어렵다. 우리 정부가 27일 정상회담에서 남북경협을 주요 의제로 다루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7일 정상회담에서는 남북관계 진전과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수준에서 남북이 할 수 있는 교류협력의 최대 공약수를 찾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등 정치적 형식을 갖춘 한반도 평화체제 방안을 도출하고, 실질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세부 방안도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군사당국자 회담을 정례화하고, 양자 간 군비 통제 방안을 협의할 수도 있다. 비무장지대(DMZ)를 실질적으로 비무장화하는 방안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논의될 수 있는 부분이다.

안정적인 남북관계 발전과 인도적 차원의 남북 교류 분야에서도 적잖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평양과 서울에 남북 대표부를 설치하는 방안과 남북 정상회담의 정례화도 예상된다. 의료·산림 협력 역시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상태에서 추진 가능한 방안이다.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의 송환도 정상회담에서 논의돼야 하는 과제로 거론된다.

5월 말∼6월 초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진전이 있을 경우 연내 2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해 남북 경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18일 관훈클럽 초청간담회에서 “비핵화 타결이 된다면 2018년에 두 번째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 협력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