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황일순 원전수출국민행동 본부장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年매출 25兆·3만5000명 고용
原電, 일자리창출 결정적 기여
세계에너지점유율 1% 된다면
일자리 6배 증가 - 수출 150兆

기술력·설비 공급체계 고도화
우리나라 원전기술 세계 최고
韓電 - 산하회사는‘오케스트라’
美·佛보다 낮은 단가 가능케

사용후핵폐기물은 재활용 電源
플루토늄·넵트늄 등 분리하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로 남아
반감기 30~40년으로 줄어들어

“원자력은 안전하고 값싸며 친환경적인 에너지입니다. 원전을 줄이면 석유, 석탄, 가스 등 화력발전을 더 늘려야 하는데, 그럼 이산화탄소 증가에 따른 지구온난화, 미세먼지 악화, 전기료 인상 등이 불가피합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도 아직은 경제성이 없습니다. 탈원전이 오히려 반환경적이고 비경제적입니다.” 황일순(65)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원전 전도사다. 신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자극받아 지난 3월 20일 ‘원전수출 국민행동’을 만들어 본부장을 맡았다. 세계원전수명관리학회 회장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원전수명 분과위원장이기도 한 황 교수를 만나 보니 탈원전을 지지하는 국민 여론 및 신정부와 정면으로 맞서지 않으면서 과학적, 이성적으로 원전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원전수호’나 ‘탈원전 반대’ 같은 단어를 쓰지 않고 ‘원전수출’을 단체명 앞에 붙인 것으로 보였다.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정책을 포기하고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나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수출에 힘을 보태는 상황도 감안한 전략적 선택으로 이해됐다. 신록과 라일락꽃이 한창이고 아직 벚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 서울대 관악산캠퍼스 공과대학 연구실에서 지난 16일 황 교수와 만났다. 탈원전보다 원전수출에 초점을 맞춰주기를 바라는 눈치였지만 모른 척하고 원전 안전성 문제부터 질문을 시작했다.

―국민은 원전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원전이 안전합니까.

“안전합니다. 원전은 다른 어떤 발전보다도 안전하고 경제적입니다. 논쟁은 과학적이고 이성적으로 해야 합니다. 탈원전 정책은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의 원인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출발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원전이 무수한 지진을 겪었습니다. 우리나라 경주 지진 규모와 비교해 훨씬 심한 경우에도 원전이 지진으로 사고 난 적은 없습니다. 후쿠시마의 경우, 지진 발생 후에 정상적으로 원전 정지 및 냉각이 진행됐습니다. 문제는 도쿄(東京)전력이 차일피일 대책을 미룬 쓰나미였습니다. 1971년에 가동을 시작한 후쿠시마 1호기 원전은 40년 설계 수명을 마친 후 10년 추가 가동을 사고 한 달 전에 승인받았습니다. 노후화에 대한 대책은 모두 반영됐으나 이미 여러 번 지적된 쓰나미 대책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수명연장 승인이 내려진 게 문제였습니다. 내부 구조물에 대해서는 제대로 평가했지만, 쓰나미라는 외부 요인에 대한 대책은 없는데도 안전규제기관이 눈감아 줬던 것입니다. 도쿄전력과 정부가 유착돼 있어 쓰나미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대책을 미뤘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탈원전이나 반원전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어떤 게 있습니까.

“가장 큰 문제는 가동 원전의 안전성입니다. 탈원전이 되면 우선 국내 많은 부품업체가 다른 산업으로 눈을 돌리게 돼 원전 보수 등에 필요한 부품이 단종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부품을 외부에서 만들어와야 하는데, 품질 관리를 자율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또 원전 운영에 기여하는 사람들의 사기가 떨어지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원전이 에너지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길로 생각하고 자부심을 갖고 일했는데, 원전이 마치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일로 비치면 초심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원자력은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사업인 만큼 용접을 하는 사람들도 1000만 원이 넘는 월급을 받습니다. UAE 등의 해외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은 몇 억 원대의 연봉을 받습니다. 이러한 일자리는 기술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사라지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원전 수출은 모순되지 않습니까.

“탈원전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오해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와 가스발전을 늘리자는 주장에서 원전의 가치를 국민이 재평가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려면 에너지정책의 선진화가 제일 시급합니다. 전 정권에서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원전산업을 매도했고, 탈원전 정책은 국민의 심판대에 올라 있습니다. 이것을 원자력계는 거부하지 않습니다. 정정당당한 심판을 위해 노력할 따름입니다. 우리 원전은 기술과 경제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기후변화 및 미세먼지 등의 친환경성에서도 원전은 최고의 에너지입니다. 사용후핵연료, 즉 핵폐기물 처리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나 미국도 재활용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협력이 가능할 것입니다.”

―원전을 줄이면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화력발전소를 늘려야 하는데, 최근 문제가 되는 미세먼지가 화력발전소에서 많이 나오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서울과 인천, 대전지역은 화력발전소에서 유발되는 미세먼지 양이 상당합니다. 3개 지역에선 전체 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사람들이 화력발전소의 대안으로 천연가스를 제안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있습니다. 천연가스화력발전소에서는 1μm(마이크론·1000분의 1㎜) 이하의 극미세먼지가 많이 나옵니다. 반대로 석탄은 극미세먼지가 적고,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많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는 작을수록 위험합니다. 2μm 이상 크기의 미세먼지는 기관지를 거쳐 폐암이나 기관지염을 일으키지만 1μm 이하의 극미세먼지는 모든 피부를 통해 흡수돼 뇌졸중이나 유전자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극미세먼지는 가스 사용이 늘어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지역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사항이라는 이유로 2022년까지 운영이 가능한 월성 1호기를 올해 조기 폐쇄한다고 했는데, 40년으로 예정된 원전설계 수명을 무시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나요.

“신고리 5·6호기 중단이 오해에서 비롯됐듯,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IAEA가 노후 원전 안전성을 평가했는데, 그 결과 수명연장에 들어간 원전이 젊은 원전들보다 훨씬 고장률이 낮다는 놀라운 사실이 발견됐습니다. 노후 설비는 모두 교체되고 운전원들은 더욱 노련해지기 때문이지요. 이로써 노후 원전이 안전하지 않다는 비전문가들의 주장은 완전 오류로 드러났습니다.”

―현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등 총 6개의 원전 건설을 백지화했는데, 이러한 결정이 어떤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건가요.

“가장 큰 오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비롯됐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지진에 의한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원전을 추진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의 약 450개 원전 중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지진보다 훨씬 강도가 센 지진을 겪은 곳들이 많습니다. 아르메니아에서는 지진으로 2만5000여 명이 사망했지만 원전 피해는 없었으며, 일본 고베(神戶)지역에서도 5000여 명이 사망했지만 원전은 자동으로 멈췄습니다. 이런 지역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매우 안전한 편에 속합니다. 후쿠시마에도 지진이 왔을 당시에는 냉각 비상발전기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며 안전하게 원전이 정지됐었습니다. 50분 후 쓰나미가 왔을 때 발전기가 침수되면서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후쿠시마에 비견되는 지진이 나더라도 쓰나미 가능성이 낮다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지진의 강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지형도 유리합니다. 또 우리는 발전소들이 대부분 동쪽과 남쪽에 있는데, 우리나라 지형은 동고서저입니다. 반대로 일본은 동저서고의 지형이죠. 일본은 태평양에 인접한 지역에서 지진이 많은데 지형도 낮아 쓰나미에 취약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진이 동해안에서 미약하게 발생할 뿐만 아니라 지형도 동쪽이 높기 때문에 쓰나미 가능성은 없습니다.”

―원전반대론자들은 원전 사고도 사고지만 사용후핵폐기물 걱정을 많이 합니다.

“시민들이 공론화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지만, 사용후핵폐기물은 쓰레기가 아니라 재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입니다. 사용후핵폐기물에서 연료로 재사용 가능한 플루토늄, 넵트늄, 아메리슘, 큐리움을 분리해내면 나머지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됩니다. 중저준위 폐기물은 이미 많은 나라에서 처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저준위 폐기물은 반감기가 30~40년입니다. 그렇게 분리되지 않은 폐기물은 반감기가 1만 년에서 10만 년에 달합니다.”

이쯤에서 원전에 대한 원론적 질문은 그치고 황 교수가 현재 주력하고 있는 원전수출로 주제를 옮겼다.

―원전 수출이 왜 중요합니까.

“원전 1기를 수출할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점보 대형 유조선 45대, 자동차 25만 대, 스마트폰 500만 대의 수출과 맞먹습니다. 세계 에너지 시장의 2009년 연간 매출액이 1경5000조 원입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에너지 시장의 1%만 점유한다면, 대한민국 수출액의 30%를 차지하는 새로운 성장의 견인차가 탄생합니다. 연간 150조 원 규모입니다. 또 원전은 일자리 창출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애국산업입니다. 지금도 700여 기업이 연간 25조 원의 매출을 올리며 3만5000명에게 고급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간접고용 21만 명, 가족까지 포함하면 100만 명에 이르니, 이미 엄청난 고용 효과를 거두고 있는 효자산업입니다. 우리가 세계 에너지 시장의 1%를 점유하는 날, 원전산업의 일자리는 6배 이상 늘어나게 됩니다. 안전하고 경제적인 원전 수출은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데에도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원전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입니까.

“세계 최고입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아레바(프라마톰으로 개편), 일본 미쓰비시(三菱), 그리고 러시아 로자톰이 경쟁 대상인데, 미국과 프랑스는 무리한 기술혁신으로 인허가와 건설이 지연돼 원래도 높은 공사비가 2배나 뛰었습니다. 이 때문에 두 회사는 정리 대상이 됐으며 내부 조직도 크게 흔들렸습니다. 미쓰비시는 미국 산오노프레 원전의 증기발생기 교체사업에 들어갔다가 기술적 문제로 실패하자 원전은 영구 폐쇄되고 손해배상 소송에 걸려 있습니다.”

―한국 원전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옵니까.

“미국과 일본 등에서 원전 건설이 정체돼 있을 때 우리나라는 꾸준히 원전을 건설하며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완전한 건설 및 설비공급체계를 갖췄기 때문입니다. 미국, 프랑스 원전의 단가보다 우리나라가 현저히 낮은 이유는 한국전력을 정점으로 수많은 산하 회사들이 하나의 오케스트라로 뭉쳐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도 우리를 흉내 냈으나 흐트러진 전열 때문에 삐거덕거리고 있습니다. 일례로 일본은 프랑스와 연합해 터키 원전 건설에 우리와 비슷한 단가를 제시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초 건설이 시작되자마자 일본은 예상 비용을 2배로 올렸고, 이에 터키 정부가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공사기간이 늘어지는 문제는 중국, 러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주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 유럽원전산업회의에 세계원전수명관리학회 회장 자격으로 초청 강연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체코 정부 대표가 ‘한국만이 원전 건설에서 공사기간과 예산을 맞출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나라 원전 기술과 신뢰의 환경은 이미 조성돼 있습니다.”

―세계 에너지 시장이 1경5000조 원이라고 하는데, 원전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후쿠시마 사고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과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대형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다시 확대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라는 최악의 사고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원전은 충분히 안전성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각국 원전 건설 계획을 종합한 세계원자력협회 자료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60여 기의 원전 건설이 계획돼 있습니다. 이 중 중국, 러시아 등의 자국 건설 분을 제외하면 70여 기의 원전이 우리가 수주할 수 있는 대상입니다.”

―우리나라의 세계 원전 시장 점유율은 어느 정도입니까.

“세계 원전 건설의 1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총 원전이 2028년까지 28개가 되는데, 더 지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그렇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드론, 로봇, 슈퍼컴퓨터, 무인자동차 등으로 전기 사용량이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현재 화력은 전체 전기 생산에서 40%를 차지하고, 원전은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환경과 비용 면에서 원전을 늘리고 화력발전소를 줄여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이라는 산업화를 이루는데 원전에 따른 에너지 확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나요.

“상당히 중요한 지적입니다. 원전으로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이룬 게 결정적이었지만 다른 산업의 품질을 높였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원자력발전소는 항공산업과 똑같은 수준의 철저한 품질 관리를 하고 있어 용접이나 가공, 검사 절차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이러한 기술이 발전해 고품질의 철강·제조산업, 조선산업, 화학 플랜트 산업으로 확산돼 왔습니다. 현재 국민의 안전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안전기술에 대해 가장 많이 투자한 산업이 바로 원자력입니다.”

너무 원전에 우호적인 발언들이 계속돼 환경주의자 입장에 서서 ‘악의적 질문’을 던져봤다.

―환경부는 사고 위험성, 핵폐기물 처리 등 환경 비용까지 포함하면 원전의 경제성에 물음표가 생긴다고 주장합니다. 발전단가를 보더라도 원전은 갈수록 비싸지고, 재생에너지는 저렴해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탈원전을 장기적으로 이뤄내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환경부의 주장은 전문성이 결여돼 있습니다. 후쿠시마 사고는 지진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없는 쓰나미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그리고 경제성이 없다면 왜 세계가 다시 원전 건설에 달려들겠습니까. 사용후핵폐기물은 앞으로 금싸라기 같은 에너지 자원이 되고 최종 폐기물은 300년 이상 관리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부 환경운동가 중에서는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원전을 기후변화 대응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린피스 창설자 패트릭 무어를 포함한 많은 환경운동가도 기후변화대책은 원전밖에 없다고 합니다.”

―태양광, 조력,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은 경쟁력이 없나요.

“재생에너지는 입지조건에 따라 경제성이 크게 좌우되며 이 점에서 농업과 매우 유사합니다. 즉 좋은 부지에서 대규모로 생산할 경우 경쟁력이 있습니다. 미국의 태양광과 북유럽의 풍력이 그 사례입니다. 조력은 특히 부지에 의해 경제성이 좌우됩니다. 대부분 재생에너지 발전은 확대하면 할수록 경제성은 크게 떨어집니다. 부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대형 발전에 비해 송전망이 비효율적이고, 간헐성으로 고가의 전력 저장시설이 요구되기 때문에 건설단가가 아무리 하락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간접비용이 높아서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고 이는 전기료의 상승을 유발합니다. 그 사례가 유럽 각국과 호주의 전기료 급상승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가 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입니까.

“재생에너지는 에너지 독립을 위해 필요하며 적정 수준까지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우리의 부지 여건상 재생에너지 한계는 발전량의 10%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는 현재 약 2% 수준이나 정부는 이를 2020년까지 10%, 2030년에 20%까지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송전선로의 부족으로 설비 증설이 벽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10% 수준까지 올리려고 해도 전력망이 고립돼 있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에 대처하는 데 큰 비용이 추가될 것으로 봅니다. 그 사례로 호주의 경우, 지난 10년간 태양광과 풍력이 7% 수준으로 증가했는데 전기료가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러한 전기료 상승 문제로 선진국에서 태양광 신규 설치가 크게 위축되면서 고용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2030년 20%까지 늘리려면 첫째로 부지 부족, 둘째로 송전선, 셋째로 간헐성 관리 문제를 감당해야 하고 이에 따른 전기료가 3배 이상 폭등할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태양광 패널은 국내 기업들의 가격경쟁력 부족으로 중국에 밀리고 있습니다. 풍력은 더욱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확대가 국내 경제와 고용에 기여하는 부분은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봅니다.”

―태양광, 풍력 발전은 ‘간헐적’이라는 문제가 있다고 하셨는데, 발전의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의미인가요.

“하루 평균 20%만 전기를 생산하고, 80%는 작동을 못 한다는 겁니다. 햇빛이 없거나 바람이 불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이죠.”

―송전선 문제도 말씀하셨는데, 여기저기 산재해 있고 발전량 자체가 적다 보니 설비 비용이 더 든다는 겁니까. 이를테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다는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전기를 끌어모으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겁니다. 대형 발전소는 한곳에 모여 있어 선을 하나만 끌어오면 되는데, 지금 우리나라 재생에너지는 여러 군데 분산돼 있어 전력을 모으기 위한 송전선로 건설이 만만치 않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곳곳에 송전선로가 다 차서 허가가 나오지 않는 곳도 많습니다.”

인터뷰=김세동 부장(사회부)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