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黨공식조직과 緣있는듯
前·現 지원단장 “아는 바 없다”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의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인사 청탁 내용이 더불어민주당 법률지원단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민주당 법률지원단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경수 민주당 의원 개인 차원을 넘어 민주당이 김 씨와 연결됐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씨가 민정수석실 행정관 직급으로 추천했던 인사는 김 의원이 아니라 민주당 법률자문단 명의로 청와대에 추천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오사카(大阪) 총영사 임명을 요구했던 인사와 마찬가지로 이 인사 역시 채용에 이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김 씨의 인사 청탁 내용이 민주당의 공식 조직을 거쳐 청와대에 전달됐다는 얘기다.

민주당 내 법률자문단은 크게 두 가지로, 당내 공식 기구인 법률위원회가 있고, 대선 당시 법률 자문 임시기구였던 법률지원단이 있다. 현재 법률위원장은 송기헌 의원이 맡고 있으며, 대선 당시에는 안호영 의원이 법률위원장을 맡았다. 두 의원 모두 이날 통화에서 “청와대 행정관 인사 추천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대선 당시 활동했던 법률지원단은 위철환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을 필두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변호사 100여 명이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법률자문단이 따로 인사 추천을 하는 기구가 아닌 만큼 공식적인 인사 추천 통로라고 볼 수는 없다”며 “당시 법률지원단에서 주요하게 활동했던 변호사가 청와대를 통해 법률지원단 소속 변호사를 추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법률지원단은 18일 새로 의혹이 제기된 김 씨 고발 취하 관련 정황에도 등장한다. 대선 이후 국민의당과 민주당은 국회의원과 당직자가 고발된 사건만 상호 취하하기로 합의했지만, 민주당은 고발 취하 요구 명단에 김 씨가 개입한 댓글조작 의혹 사건도 포함시켰다. 김 씨가 민주당과 상당한 관계를 맺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민병기·이후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