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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도 10년간 326兆 늘어
정부지원 公기관 비대화 탓
민간 자유경쟁시장 위축에
中企는 구인난 고착화할 판

공공기관의 예산이 10년 만에 326조 원, 인력이 5년 만에 7만 명 늘어나는 등 갈수록 방대해지고 있다. 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공공기관 인력을 더 증가시키고, 이를 위해 관련 사업도 늘리면서 오히려 민간기업과의 경쟁으로 내수를 위축시키고 장기적인 고용 창출을 막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 및 공공기관 취업 준비생이 급증하면서 중소기업은 연구·개발(R&D) 인력 등 ‘고급 인재’를 찾지 못해 경쟁력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

13일 알리오 공시,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2014년 302개, 2016년 321개, 올해 338개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자산 역시 2007년 472조 원에서 10년 만인 2016년 798조 원으로 급증했다. 공공기관의 수입(지출)도 2017년 예산 기준 638조5256억 원으로, 2012년 580조2710억 원에서 58조2546억 원 늘어났다. 이 중 공공기관에 대한 정부순지원수입은 지난해 기준 66조4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하긴 했으나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며 5년 전인 2012년 47조59억 원과 비교하면 40.5% 증가했다. 인력도 이에 상응하며 2012년 37만7191명에서 2017년 44만6010명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공공기관 비대화가 민간 자유경쟁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자산규모 2조 원 이상, 자체 수입비율 85% 이상인 시장형 공기업은 관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한국경제연구원의 ‘공공기관의 민간기능 위축 사업 분석과 시장경쟁의 중립성 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출연금, 출자금, 보조금 등 재정적 지원을 받으면서 민간 사업자와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전기연구원은 신기술창업회사를 설립해 의료기기를 제조, 판매하는데 이미 시장에는 의료기기 제조, 판매사가 많은 상황이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도 결국 공공부문 비대화를 부추기면서 중소기업은 고용난이 고착화하는 실정이다. 최근 중소기업 임금을 지원해주는 정책이 나왔지만, 한시적 한계 때문에 현장에서는 싸늘한 반응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고급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신사업을 전개하거나, 사업을 발전시키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수요 증가로 중소기업 연구소 수는 4만 개에 육박하지만, 석·박사 연구원 비중이 지난 2002년 33%에서 2016년 23%대로 하락하는 등 고급 인력은 줄어들고 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