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삶·文정부 성공에 집중
불출마선언 요구자체가 무례”

禹 “중도사퇴론 거론 않겠다”

서울시장 3선 도전을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면 임기 끝까지 가는 것”이라며 6·13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할 경우 임기 도중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가 2022년 6월 30일 종료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발언은 2022년 3월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출마했으면 임기를 끝까지 간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하고 “‘시민들의 더 나은 삶’ ‘문재인 정부의 성공’ 오로지 이 두 가지에만 집중하고 거기에만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 경쟁자들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라고 요구하는 데 대해 “어제(12일) 서울시장에 출마한 사람한테 언제 끝낼지 물어본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말씀을 하는 것 자체가 무례한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당 안팎의 경쟁자들이 ‘중도 사퇴론’으로 자신을 몰아세우자 비판 여지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박 시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우상호 의원은 “박 시장이 그렇게 얘기했으니, 이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대선 불출마’라는 직접적인 표현을 쓰지 않았고, 헌법 개정으로 차기 대선과 지방선거가 동시에 실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박 시장의 발언을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2022년 3월 대선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치르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한 정치권 인사는 “개헌이 돼도 공직선거법상 공직자는 대선일 90일 전 사퇴해야 한다”며 “박 시장이 임기를 다 채우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면 다음 대선에 출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일각에서 지적하는 ‘3선 피로감’에 대해서는 “국회의원들도 잘하면 3·4·5선 다 하지 않느냐”며 “시민들이 평가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본선 경쟁자로 꼽히는 자유한국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 대해서는 “저를 ‘철 지난 좌파’라고 공격하던데, 그런 철 지난 이념으로는 도시의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을 향해서는 “당을 몇 번이나 만들어보기도 하고 정치를 저에 비해 많이 해보신 분”이라며 “그런데 서울시장으로는 제가 6년간 서울시를 잘 이끌었다는 점을 시민들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