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내부 온라인 게시판에
“18원 후원 동참” 줄이어
장 대변인측 “감수하겠다”

경찰의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수사에 “미친 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논평했던 장제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에게 일선 경찰관들이 ‘18원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2일 오전 현재 경찰 내부 온라인망 ‘폴넷’에는 지난달 29일 한 현직 경찰이 ‘국회의원 장제원 후원회’에 7000원을 이체한 명세서 사진이 올라와 있다. 이 게시물은 6000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게시자는 “미친 개 소리에 끓어 오르는 화를 누르고 장제원 의원 후원회에 7000원을 후원했습니다”라며 “후원회에 전화해서 ‘괜한 소리 떠들어서 배고플 텐데 후원한 7000원으로 식사 한 끼 하시라’고 할 겁니다. 그리고 후원금 영수증도 받으려 합니다”라고 썼다. 이 글에는 ‘경찰관도 수사하며 밥 한 끼 먹는 금액이 6000원 조금 넘는데, 5000원만 보내셔도 충분할 텐데…’라거나 ‘계속 헛소리하시느라 두 끼 정도는 필요할 듯합니다’ 등 댓글도 달렸다.

특히 이 글에 공감한 경찰관들이 ‘18원 후원 릴레이’를 시작했다. 이들은 18원을 보낸 뒤 ‘18원 입금 완료, 받는 통장 메모 - 영수증 내놔!’ ‘나도 돈은 없지만, 가족 명의로 18원 동참합니다’ ‘덕분에 정치 후원금 처음 내본다’는 등의 인증 댓글을 남겼다.

장 대변인 측은 “경찰을 사랑합니다”라며 SNS에 사과 글을 올린 뒤에도 경찰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자 당황하고 있다. 장 대변인 측 관계자는 “경찰관분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감수하겠다”며 “법에 따라 일일이 영수증 처리도 하겠다”고 말했다. 18원 후원 운동은 2016년 탄핵 정국 때 활성화됐다. 숫자 18이 욕설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 더불어민주당 열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에게 18원 후원금을 보내는 운동이 벌어졌다. 정치자금법 제17조 1항에 따르면 후원회가 후원금을 기부받은 때에는 후원금을 기부받은 날부터 30일까지 정치자금영수증을 후원인에게 교부해야 한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