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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오늘까지 기승
밤부터 황사 몰려올 듯

초미세먼지 기준 강화후
15개 市·道 ‘나쁨 단계’로

중국 동부해안 공업지대에서 날아온 미세먼지와 국내 미세먼지로 전 국민이 나흘간 ‘잿빛 공포’에 시달렸는데, 이번에는 중국 고비사막 발 ‘황사 경보’가 울리고 있다. 침묵의 살인자들이 교대로 한반도를 융단폭격하는 양상이다. 특히 올 봄철 황사 발생일수가 최근 10년간 평균보다 하루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반도는 ‘최악의 봄’ 경계령이 내려졌다.

28일 기상청은 26~27일 중국 고비사막과 내몽골 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이날 밤부터 29일 사이 북한 상공을 지나면서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올 봄철 황사의 발생일수가 평균 5.4일로 지난 20년간(1981~2010년) 평균 발생일수(5.4일)와 같지만, 최근 10년간(2008~2017년) 평균인 4.5일보다는 약 1일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주요 황사 발원지에 비가 적게 온 탓에 황사 발원이 평년보다 많을 것”이라며 “그나마 황사 발원 증가에 비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일상생활을 공포로 내몬 미세먼지의 위협도 계속된다. 27일부터 초미세먼지(PM2.5) 환경기준이 강화되면서 이날 전국 대부분의 광역지방자치단체가 ‘나쁨’ 단계에 머물렀다. 기준 강화로 ‘나쁨’ 지역이 3곳에서 15곳(대전·경남 제외)으로 확대됐다. 허국영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PM2.5 기준 강화로 앞으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타나도 국민이 느낄 심리적 부담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 나쁨 일수가 늘면서 혼란도 예상된다. 당장 학교에서는 야외활동 수업 시수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어 대책이 필요하다. 전국 시·도교육청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인 날 실외수업을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기준 강화에 따른 후속대책이나 인프라 구축이 안 돼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측정소가 설치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가 전국 69곳(30%)에 달한다. 인구 10만 명당 하나를 설치하도록 한 환경부의 측정소 설치 지침 때문이다. 전국 264개 측정소 중 측정구 높이가 20m 이상인 곳이 21곳(8%), 10~20m가 203곳(76.9%)으로 환경부 권고(지상 1.5~10m 미만)를 따르지 않은 ‘엉터리 측정소’도 태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