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中과 굳건한 동맹 확인
中, 외교무대 중심에 자리잡아”

외신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28일 속보로 긴급 타전하며 북한이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의 굳건한 동맹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날 중국 정부가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김 위원장이 25∼28일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발표하자 주요 외신들은 긴급 속보로 해당 소식을 보도했다. 독일 dpa통신은 신화통신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北京)에서 만났다”고 긴급 보도했고 AFP통신도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과 함께 주요 발언을 잇따라 전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취임 후 첫 번째 해외 방문”이라며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방중으로 추측된다”고 보도했다. 일간 가디언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남북, 북·미 회담에 앞서 전통적 동맹국인 중국과 논의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그동안 옆으로 밀려나 있던 중국의 존재가 외교 무대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됐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한국, 미국과의 회담을 준비하는 데 아주 중요한 단계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CNN방송은 김 위원장의 전격 방중에 대해 “남북, 미·북 회담을 앞두고 우방국인 중국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NN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으로선 시 주석을 만나지 않은 상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먼저 만나는 것을 상상하긴 힘들었을 것”이라며 “미·북 정상회담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북한은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비한 보험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의 방중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동의 혹은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26일 밤 처음 알려지자 세계 각국 언론은 방중한 인사가 김 위원장인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인지를 두고 혼선을 빚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 “보도를 통해 파악했다”며 “중국 측으로부터 제대로 설명을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