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치개혁소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22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회의를 하기 전 악수로 인사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정춘숙·박완주(더불어민주당), 황영철·유민봉(자유한국당), 지상욱(바른미래당) 의원. 김호웅 기자 diverkim@

- 文개헌안 ‘국회 권한’ 부문

조국“과다한 사표로 표심 왜곡”
‘연동형 비례대표제’ 근거 마련

‘방탄 국회’비난여론 많았지만
국회의원 의정활동 자유 보장
예산법률주의 국회권한 강화도

청와대가 22일 발표한 문재인 정부 개헌안은 국회의원 선거의 비례성 원칙을 명시하고 이 조건이 충족되는 것을 조건으로 국회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국회의원 불체포·면책 특권은 현행대로 유지되고 국회의 비준 동의권 확대, 예산법률주의 도입 등이 새롭게 담겼다.

이날 발표된 정부 개헌안에 따르면 ‘국회의 의석은 투표자의 의사에 비례해 배분돼야 한다’는 선거의 비례성 원칙을 헌법에 명시했다. 개헌이 이뤄지고 관련 공직선거법이 통과되면 2020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부터 적용할 수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현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방식은 과다한 사표를 발생시키고, 정당 득표와 의석 비율의 불일치로 유권자의 표심을 왜곡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제도 비례성 강화와 관련해 국회의원 선거에 정당 득표율과 의석 점유율 비율을 일치시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이 논의되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 정수 확대, 지역구 국회의원 입후보자의 비례대표 중복 입후보 허용, 지역구 낙선자 중 득표율이 높은 후보자를 비례대표로 당선시키는 ‘석패율제’ 도입 등도 포함된다.

개헌안에는 선거제 개편을 통해 민심이 보다 더 정확히 반영되는 것을 조건으로 국회의 권한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폐지 여부를 놓고 관심을 끌었던 불체포·면책 특권은 수정 없이 유지됐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불체포 특권 등을 놓고 ‘방탄 국회’라는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지만, 신체·발언의 자유 등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을 보장하는 데 방점을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와 국회 권한의 배분도 이번 개헌안에서 주목할 만하다. 예산을 법률 형식으로 바꾸어 의결하면서 예산에 법률의 효력을 부여하는 예산법률주의가 대표적이다. 기존에 국회는 예산안이 제출된 이후에야 예산안을 심사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국회가 모든 예산에 법적 근거를 두도록 하면 사실상 연중 내내 예산을 심사하는 효과가 있다. 국회에 충분한 예산심사 기간을 주기 위해 정부의 예산안 국회 제출 시기를 현행보다 30일 앞당겼다. 개헌안에는 정부가 법률안 제출 시 국회의원 10명 이상의 서명을 받도록 해 국회의 입법권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국회의 조약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도 확대됐다. 기존 상호원조·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등 외에 법률로 정하는 조약도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해 대통령의 조약 체결·비준권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