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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301조 근거한 무역제재
내일 새벽 대통령 각서 서명
中, 美 농산물 보복관세 채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중국의 불공정 무역 및 지식재산권 침해 등과 관련해 중국산 수입 상품에 대해서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에 맞서 중국도 콩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 보복 관세를 검토하는 등 맞대응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중 무역 전쟁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백악관과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낮 12시 30분(한국시간 23일 새벽 1시 30분) ‘중국의 경제적 공격을 겨냥한 대통령 각서’에 서명하기로 했다. 그동안 국제 정치경제 무대에서 제기됐던 미·중 무역 전쟁의 본격적인 발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극적인 타협이 없다면 전 세계가 보호무역주의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대표부(USTR)의 ‘슈퍼 301조’에 근거해 무역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며 “그동안 미국의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강압적인 압력을 행사하여 훔치려 하는, 중국 정부 주도의 시장 왜곡에 대해 조사해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중국의 여러 무역 정책을 ‘공정 무역의 적’으로 규정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요구, 시장 왜곡, 자국 기업 키우기 등이 세계 무역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500억 달러(약 53조 원)에 달하는 100여 가지 종류의 중국 상품에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최소 300억 달러에서 최대 600억 달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또한 중국 기업의 기술 획득이나 미국 기업 투자에 대한 단호한 조치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도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맞서 트럼프 행정부에 가장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농산물 수입품 보복 관세 부과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